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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사랑하고, 현장을 집처럼…‘국민 배우’란 책임감으로 연기 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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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사랑하고, 현장을 집처럼…‘국민 배우’란 책임감으로 연기 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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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안성기’에 각계 애도 물결
배우 안성기의 빈소가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공동취재단

배우 안성기의 빈소가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공동취재단


5일 ‘국민 배우’ 안성기의 별세 소식에 한국 영화사의 산증인이던 고인을 기리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동료들은 그의 연기부터 사람됨까지 “따뜻하고 존경스러운 사람”이었다고 했다.

영화 <바람 불어 좋은 날>(1980)을 연출한 이장호 감독은 경향신문과 통화하며 고인에게는 “다른 배우와는 다른 성실성과 열정이 있었다”며 “배우가 되면 겉멋이 들기 마련인데, 안성기에게는 일절 그런 게 없었다”고 말했다.

고인과 가장 많은 작품(13개)을 함께한 배창호 감독은 통화에서 “(고인이) 아직 한국 영화계를 위해 여러 가지 할 일이 있는데, 애석한 마음을 금치 못하겠다”며 애도했다. 1년 반 전쯤 고인과 식사를 했다는 그는 “그때는 외출할 정도가 됐었는데, 그 이후로는 출입을 하지 않으면서 꿋꿋이 투병한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배 감독은 고인이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 현장을 집처럼 편안해했던 연기자”였다고 전했다. “영화배우로서는 클로즈업이라는 게 상당히 중요한데, (화면에 묻어나오는) 말없이 표현해내는 그 분위기와 우수에 찬 눈빛, 어떤 역할을 해도 선량함이 배어나는 인간미를 감독으로서 좋아했습니다. 악역을 맡아도 연민이 묻어나는 연기를 하는 배우였습니다.” 배 감독은 고인에게 붙은 ‘국민 배우’라는 이름이 무거운 짐은 아닐까, 내심 걱정한 적도 있지만 “그 책임감을 잘 짊어지더라”고 했다.

배우 박중훈 “좋은 영향력 끼쳐”
가수 조용필 “참 좋은 친구였다”
이 대통령 “품격 보여준 삶 경의”

고인과 영화 <라디오스타>(2006)를 작업한 이준익 감독은 통화에서 “영화 현장에서 동료나 선후배를 여기는 마음과 태도가 진심으로 ‘존경’이라는 마음이 들게 하는 분이었다”며 그를 떠나보내는 슬픔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동료들도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과 <투캅스>(1998),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라디오스타> 등에서 함께한 박중훈은 “선배님과 같이 영화를 찍은 것도 행운이지만 배우로서 그런 인격자와 함께 있으면서 좋은 영향을 받은 것이 너무나 감사하다”면서 “늘 사람 좋은 웃음으로 계시는 분이라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눈물을 보였다.


고인과 경동중학교 동창이자 60여년지기 죽마고우인 가수 조용필은 “참 좋은 친구였다. 성격도 좋고, 집까지 같이 걸어다니고 그랬다”며 “잘 가라고, 가서 편히 쉬라고 얘기하고 싶다. 성기야, 또 만나자”라고 했다. 빈소에는 임권택 감독, 배우 박상원, 신현준 등 추모객이 이어졌다. 임 감독은 “좋은 사람이자 연기자로서 정말 충실했던 사람이다. 그렇게 살아내기 쉽지 않다”며 “많이 아쉽고 아쉽다. ‘나도 곧 따라갈 텐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정치·종교계도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SNS에서 “화려함보다 겸손을, 경쟁보다 품격을 보여주신 (안성기) 선생님의 삶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그의 작품 속 진정성 있는 모습은 세대와 시대를 넘어 많은 이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아, 우리 사회에 밝은 빛이 되어주었다”고 추모했다.

전지현·노정연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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