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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보험은 왜 팔 때만 친절할까

머니투데이 배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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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보험은 왜 팔 때만 친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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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한 지인은 보험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 "여전히 어렵고 복잡하다." 상품에 가입할 때는 설명이 이어지지만 막상 가입 이후 상담이나 보험금 청구 단계에 이르면 담당 설계사나 회사와 연결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는 경험담도 덧붙인다. 보험은 필요할 때보다 팔 때 더 친절하다는 인식이 여전하다.

이런 체감은 개인의 불만에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가 원해도 충분한 안내를 받기 어려운 구조는 곳곳에 남아 있다. 수익성이 낮은 상품이나 전환 상품의 경우 설계사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상담할 유인이 크지 않다 보니 소비자의 선택권이 자연스럽게 제한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기업은 이익을 내야 하지만 이런 구조가 반복될수록 소비자 보호는 선언에 머물고 현장 체감은 달라지기 어렵다.

올해 보험업권은 최소한 표면적으론 소비자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내놓고 있다. 금융당국이 소비자 중심 감독 기조를 분명히 하자 보험사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주요 보험사들은 소비자보호를 핵심 경영 과제로 설정하고 최고경영자 CEO 직속 산하에 태스크포스(TF)를 두는 등 조직 개편에 나섰다. 소비자보호 관련 사안을 경영진 테이블로 끌어올린 점은 과거와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업권이 강조하는 변화의 방향도 명확하다. 그동안 소비자보호가 민원 대응이나 사후 관리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사전적인 관리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여러 차례 강조해온 것처럼 문제가 발생한 뒤 수습하는 방식이 아니라 애초에 소비자에게 불리한 구조를 만들지 말라는 요구를 현장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상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구조를 점검하고 판매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를 줄이며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라는 주문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조금 더 들어가 보면 현실적인 고민도 함께 드러난다. "방향성은 정해졌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아직 고민 중"이라는 반응이다. 사전적 소비자보호를 강화할수록 비용 부담과 영업 위축이 뒤따를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선언은 쉬워도 현장에서 작동하는 기준으로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결국 관건은 소비자보호가 실제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작동하느냐다. 판매 속도를 늦추고 설명을 늘리는 선택, 수익성이 낮더라도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충분히 안내하는 결정, 가입 이후까지 책임지는 체계를 갖추는 과정은 곧바로 실적과 맞부딪힐 수밖에 없다. 소비자보호가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이런 충돌의 순간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보험업권은 분명 "이번에는 다르다"고 말할 근거를 쌓아가야 한다. 소비자보호가 내부 지침이나 캠페인에 머문다면 소비자가 느끼는 변화는 없다. 상품을 선택하는 과정과 가입 이후 상담, 보험금 청구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서 소비자가 어떤 대우를 받는지가 기준이 돼야 한다. 소비자보호는 방향이 아니라 결과로 평가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결과가 현장에서 체감되기 시작해야 한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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