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소비자 의사 안묻는 옵트아웃 결제방식 개선 방침
'정보유출 등 사고땐 영업정지' 전자상거래법 개정 논의 필요성 제기
5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왼쪽 네 번째),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형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터진 쿠팡을 포함해 대형 유통플랫폼에도 금융회사 수준의 규제가 추진된다. 금융감독원은 소비자 의사를 묻지 않는 '옵트아웃'(Opt-out) 방식의 '원클릭 결제시스템' 개선에 나선다. 또 유통플랫폼도 사고가 터지면 영업정지를 할 수 있도록 전자상거래법 개정 등이 정부 합동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5일 열린 언론 신년인사회에서 "(대형 유통플랫폼은) 전국민 대상인데도 민감한 정보가 유출되면 항상 불안에 노출된다. 카드번호를 바꾸고 난리가 난다"며 "쿠팡 등 대형 유통플랫폼도 금융회사 수준의 규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아닌 쿠팡에 대해 직접 조사나 검사권이 없는 만큼 전자금융거래법 등을 적용받는 쿠팡페이의 결제방식 문제부터 개선할 방침이다.
쿠팡에서 회원가입을 하면 전체 가입자의 약 65%는 쿠팡페이로 결제수단을 선택한다. 쿠팡페이 이용자 대부분은 본인 의사와 관계없는 옵트아웃 방식에 따라 '원클릭' 결제를 한다. 온라인 상거래에서 '옵트인'은 이용자가 직접 동의해야 적용되는 방식인 반면 옵트아웃은 기본적으로 동의된 상태에서 원하면 거부할 수 있는 방식이다.
쿠팡페이 회원은 쿠팡에서 물품을 구매하고 결제하면 대부분 '원클릭' 방식으로 돈을 지불한다. 통상 6자리의 간편결제번호 입력이나 지문 등 추가 인증 없이 클릭 하나로 결제가 끝난다. 쿠팡에서 회원정보가 유출된 상황에서 제3자가 이 정보를 이용해 결제를 시도할 경우 추가 인증이 필요하지 않아 금전적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1차로 소비자가 평소 쓰는 단말기(휴대폰)가 아닌 다른 단말기를 통해 결제가 이뤄진 경우엔 추가 인증을 하도록 쿠팡페이 측에 조치했다. 원클릭 방식 해지절차도 '팝업창' 등을 통해 적극 안내토록 했으나 현재 링크클릭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만 조치가 가능하다. 쿠팡 측의 소극적인 대응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옵트아웃 방식의 원클릭 결제를 도입한 글로벌 회사도 많이 있지만 그런 나라의 경우 정보유출시 대규모 과징금에 영업정지 등 제재수위가 높아 국내와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선 전자금융거래법, 신용정보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통해 정보유출시 제재나 영업정지가 가능하지만 쿠팡과 같은 온라인플랫폼은 이같은 법 적용이 어렵다. 쿠팡에 영업정지를 하려면 전자상거래법 적용이 유일하게 가능하지만 실제 가능할지도 불투명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가 나서 법 개정을 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원장은 쿠팡파이낸셜을 두고 "다른 유통플랫폼과 달리 한 달 이상 결제주기가 굉장히 길고 납득이 안 가는 매우 자의적인 이자율 산정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어 검사로 전환하는 단계"라며 "상도덕적으로 소위 갑질 비슷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쿠팡파이낸셜이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취급한 '쿠팡 판매자 성장 대출'이 쿠팡의 우월적 지위를 바탕으로 최고 연 18.9%의 금리를 적용했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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