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경고 속 재계 신년사 필수 키워드 '안전'
정부의 중대재해처벌법 집행 강화 기조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병오년 신년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안전을 선택의 문제가 아닌 처벌과 책임의 영역으로 못 박았다.
'산재와 전쟁'을 선포한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지금까지 매일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직접 보고받고 있다. 이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고는 경영진 책임으로 이어지는 만큼 산업 전반에서 가장 큰 경영 리스크로 격상됐다.
재계 총수들은 바짝 얼었다.
재계 총수들은 일제히 올해 신년 메시지에 '실적 성장' 보다는 '안전'을 전면에 내세웠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지난해 그룹 내에서 벌어진 연이은 안전사고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작업 현장 안전이 생산·판매·공기·납기·이익보다도 최우선의 가치임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5년 포스코그룹 사업장에서는 8명이 사망하는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압수수색까지 이어지며 리더십 위기에 직면했다.
이 대통령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표현까지 꺼냈고 이는 포스코그룹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장 회장은 "임직원 모두는 안전이 담보되지 않고는 무엇도 할 수 없다는 관점에서 무(無)재해라는 실질적 성과를 실현할 수 있도록 모든 작업장 위험 요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제거해야 한다"며 "임원들은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위험요인을 눈으로 확인하며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재계 순위 7위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 역시 정부 기조에 부합해 안전 최우선 원칙에 방점을 찍었다.
김승연 회장은 신년사에서 "성과가 생명을 대신할 수 없다"며 "모든 현장 리더들에게 생명을 지킨다는 각오로 실효성 있는 안전 기준을 현장에 정착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2025년 9월과 10월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9월13일에는 선주사 외국인 감독관이 선박 구조물 붕괴로 숨졌고, 10월17일에는 협력업체 직원이 크레인으로 시스템 발판 구조물 설치 작업 중 구조물이 넘어지면서 부딪혀 사망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강제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HD현대 정기선 회장은 신년 메시지에서 "우리 모두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과감한 혁신과 두려움 없는 도전을 향한 우리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된다"며 " HD현대가 가장 안전한 일터가 될 수 있도록 임직원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HD현대그룹은 5년간 3조5000억원을 안전분야에 투자할 방침이다.
HD현대 조선 계열사 HD현대중공업 각자대표 이상균 부회장은 4년 전 울산조선소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HD현대중공업 법인에도 벌금이 부과됐다.
한진그룹은 안전 범위를 정보보안까지 확장했다. 최근 대한항공은 협력사 공급망 공격으로 임직원 개인정보를 유출당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모든 그룹사에서 절대 안전문화 가치가 뿌리내리고 있고 체계적 안전관리 시스템과 현장 중심 안전문화가 안착했다"며 "그럼에도 안전에 있어서는 작은 틈도, 어느 하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말하는 안전에는 고객과 우리 임직원 모두의 소중한 개인정보를 관리하고 보호하는 것 또한 포함된다"며 "공고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넘어 임직원 여러분 모두의 동참이 필요하다. 임직원 여러분도 정보보안 담당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살펴달라"고 덧붙였다.
정부 압박은 올해에도 더 거세질 전망이다.
올해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양형기준을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보다 높은 수준의 양형 기준이 나올 수 있어 산업계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은 "산재 사망률 OECD 1위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 앞에서 세계 10위 경제 대국이라는 성취는 결코 자랑스러울 수 없다"며 "안전이 기본인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대전환하겠다"고 각별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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