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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미 정권 세우면 끝? 자칫하면 이라크·아프간 꼴 날라

조선일보 파리=원선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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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미 정권 세우면 끝? 자칫하면 이라크·아프간 꼴 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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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 제거 땐 美 환영하다
경제난 악화에 반미로 민심 돌아서
3일(현지시각)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미라플로레스 궁전 근처에서 시위대가 미국으로 압송된 마두로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신화 연합뉴스

3일(현지시각)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미라플로레스 궁전 근처에서 시위대가 미국으로 압송된 마두로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신화 연합뉴스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를 미국이 당분간 통치하겠다고 했지만, 과거 미국이 다른 나라 통치에 개입한 역사적 사례를 보면 상황이 더 악화된 경우가 많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아프가니스탄·이라크 등이 미국이 개입한 뒤 수렁에 빠졌던 ‘중동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구 2800만명이 넘는 베네수엘라는 국민 감정이 미국에 호의적이지 않다. 1989년 미국이 파나마에서 작전을 개시해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를 체포할 당시, 파나마가 인구 250만명의 친미 국가였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는 것이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2003년 미국의 공격을 받은 이라크(당시 인구 2700만명)와 인구와 정치적 상황이 유사하다는 평가다.

결국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완전히 장악하려면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역시 “미국은 모든 군사적 옵션을 유지한다”며 “그것(지상군 투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은 과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우호적인 정부를 설치하고, 민주주의를 확산한다는 명분으로 막대한 인적·물적 자원을 소모했지만 실패한 적이 있다.

3조달러 넘게 썼지만 민주주의 이식 실패  2010년 4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이란 대사관 부근에서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현지 군인들이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은 민주주의 이식에 실패한 채 2011년 철군했다./AP 연합뉴스

3조달러 넘게 썼지만 민주주의 이식 실패 2010년 4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이란 대사관 부근에서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현지 군인들이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은 민주주의 이식에 실패한 채 2011년 철군했다./AP 연합뉴스


벨기에의 국제분쟁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은 “2003년 미국은 자국의 이익에 유리하도록 중동을 변화시키겠다는 원대한 비전을 품고 있었지만 그것은 20년 뒤 실패로 끝났다”고 지적했다. 당시 미국이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자 이라크 사람들은 희망에 부풀어 미군을 환영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종파 갈등과 부패·경제난이 나아지지 않자 이라크 사람들은 미국을 ‘제국주의 침략자’로 인식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3만6000여명 사상자와 3조달러 이상의 전쟁 비용이라는 대가를 치르고도 결국 민주주의 이식에 실패한 채 2011년 철군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 친미 정권을 수립했던 미국은 2021년 아프간에서 쫓겨나다시피 했다. 미 연방 정부 독립 감찰기관인 아프간재건감찰관실(SIGAR)은 2023년 보고서에서 “미국과 국제사회, 심지어 미국 내에서조차 아프간 재건 계획 의견 조율을 하지 못해 비효율이 심화됐다”며 “아프간 경제 사정과 사회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재정 투입을 우선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친미 정부의 부패가 심화되면서 아프간 민심 역시 탈레반으로 돌아섰다.

미국은 2011년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에도 나토(NATO)군을 통해 개입했다. 하지만 리비아는 여전히 내전과 이중 정부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미국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고통스럽게 깨달았듯 군사력만으로는 한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촉진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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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원선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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