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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개미들 돌아올까”…개인 투자자 유인책 쏟아내는 정부, 투자자예탁금 ‘고지’ 눈앞 [투자360]

헤럴드경제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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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개미들 돌아올까”…개인 투자자 유인책 쏟아내는 정부, 투자자예탁금 ‘고지’ 눈앞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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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금 87조원대로 늘며 역대 고점 근접
해외 투자 둔화 속 ‘국장 복귀’ 세제 카드
RIA 도입 효과, 연초 증시 시험대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개인투자자 예탁금이 연말을 지나며 다시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해외 주식으로 향했던 자금 흐름이 주춤한 가운데, 정부가 세제 혜택을 앞세운 개인 투자자 유인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국내 증시로의 자금 복귀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87조39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5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88조2708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초 80조원 초반까지 줄었던 예탁금이 불과 한 달 만에 7조원 가까이 늘어난 결과다.

예탁금 증가 배경으로는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인 점이 꼽힌다. 12월 들어 국내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10~11월에 비해 크게 줄었고, 월말로 갈수록 순매도 전환 사례도 나타났다. 연말을 앞두고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차익 실현 매물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환율 변동성이 확대된 데다, 당국이 해외 증권 투자에 대한 관리 기조를 강화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짙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해외 주식을 정리한 자금이 곧바로 국내 주식으로 이동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당장 투자처를 정하지 못한 자금이 예탁금 형태로 쌓이고 있다는 해석에는 무게가 실린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정부는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복귀를 유도하는 정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연초 도입을 앞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가 대표적이다. 개인 투자자가 보유 중이던 해외 주식을 매도한 뒤 해당 자금을 국내 주식이나 국내 주식형 펀드에 1년 이상 투자할 경우,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해주는 제도다.

현재 해외 주식 투자로 연 250만원을 초과하는 수익을 올릴 경우 초과분에 대해 20%(지방세 별도)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RIA 계좌를 활용하면 최대 5000만원까지의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국내 시장 복귀 시점에 따라 세금 감면율도 차등 적용될 예정이다.


정부는 환율 안정과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를 동시에 노린다는 구상이다. 해외 자산으로 쏠린 개인 자금을 다시 국내로 유도해 증시 수급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과거 흐름을 보면 개인 자금은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보다 코스닥 시장에 상대적으로 더 관심을 보여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지난해 코스피 시장에서 19조7000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전년 대비 36.5% 상승한 925.47포인트로 연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 시가총액도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 반도체·바이오 등 성장 업종을 중심으로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자 상대적으로 변동성은 크지만 성장 기대가 있는 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말 들어 예탁금이 다시 역대 최고치 수준에 근접하면서, 증권가에서는 2026년 초 개인 투자자 유인책 효과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RIA 계좌 도입이라는 정책 신호가 실제 매수로 이어질지, 아니면 예탁금 증가가 일시적 관망에 그칠지는 연초 증시 흐름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주식시장은 한 해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만큼, 단기적인 지수 등락보다 자금 흐름의 방향성과 강도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예탁금 증가 역시 실제 매수로 이어질지, 아니면 관망 자금에 그칠지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기대와 실적 전망이 동시에 작용하는 구간에서는 자금이 어느 시장과 업종으로 유입되는지가 중요하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구조적 성장 업종과 함께 코스닥 등 성장주 시장으로 수급이 이어지는지 여부가 연초 증시의 체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