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이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서해 피살' 유족 "검찰 항소, 정치 압박 따른 반쪽짜리" 비판

이데일리 송승현
원문보기

'서해 피살' 유족 "검찰 항소, 정치 압박 따른 반쪽짜리" 비판

서울맑음 / -3.9 °
檢, 서훈·김홍희만 1심 무죄 항소 제기
"명예훼손만 항소·직권남용·은폐는 포기"
"공익 대표자 역할 스스로 저버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서해 피살 공무원 유족 측이 검찰의 선택적 항소에 대해 “정치적 압박에 따른 반쪽짜리 판단”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해 공무원 유족 변호인은 3일 입장문을 통해 “검찰이 명예훼손 등 일부 혐의에만 항소하고 직권남용, 은폐 등 핵심 공소사실은 포기한 것은 형사소송법상 공익 대표자로서의 지위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전날(2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김홍희 전 차장에 대해서만 일부 항소했다. 월북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진 월북으로 오인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발표해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부분만 항소한 것이다.

반면 직권남용, 은폐, 삭제 등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항소 실익’을 이유로 항소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서욱 전 국방부장관 등 주요 피고인들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은 상급심 판단 없이 그대로 확정됐다.

유족 측은 “형사소송법이 검사에게만 항소권을 부여한 이유는 검사가 사적 이해관계를 넘어 공익을 대표하는 주체로서 형벌권 행사의 적정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신뢰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전략적 반쪽짜리 항소는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지 중대한 의문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피살되는 과정에서 국가가 생명 보호 의무를 다했는지, 수사와 정보 공개 과정에서 조직적 은폐나 권한 남용이 있었는지가 쟁점인 중대 사안”이라며 “단순한 명예훼손 문제를 넘어 국가 책임을 가늠하는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유족 측은 정치권의 압박 가능성도 제기했다. 유족 측은 “대통령, 국무총리, 여당 당대표 등이 기소 자체를 공개 비판해온 상황에서 이번 결정은 법리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압박에 따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해 9월 박지원 의원이 국회에서 정성호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검찰은 반드시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고 공개 발언한 사실을 거론하며 “검찰이 박지원 의원을 항소 대상에서 제외한 결정이 순수한 법리적 판단인지, 정치적 압박에 의한 것인지 검찰 스스로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족 측은 “법치국가에서 검찰은 정치적 압박과 무관하게 오로지 법리와 증거에 따라 항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일수록 그 판단 과정과 결과는 더욱 엄격한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은 항소권이라는 권력을 ‘항소 실익’을 핑계로 특정 고위 공직자를 보호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