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51) 수원삼성 신임 감독이 모기업의 투자 축소로 고심하던 구단에 명쾌한 해법을 제시했다. 무작정 A급 선수를 사달라고 요구하는 대신 매력적인 축구와 확실한 성과로 삼성그룹의 지갑을 열겠다는 파격적인 선언이다.
지난 2일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정효 감독은 삼성이라는 그룹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게 수원을 향한 투자가 줄어드는 행보에 단호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구단에 투자해달라고 먼저 요청할 생각은 없다”며 “내가 얼마나 좋은 성과를 내고, 팬들을 흥분시킬 만한 좋은 축구를 보여주는지에 따라 투자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추진 중인 선수 영입에서도 구단이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선수가 좋고 나쁘고에 연연하지 않는다"라고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러면서도 특유의 위트를 발휘했다. 이정효 감독은 삼성 그룹의 이미지에 걸맞은 홍보 대사 역할까지 자처해 눈길을 끌었다. 아이폰 유저였음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당연히 갤럭시로 바꾸겠다. 나부터 홍보를 해야 그룹에서도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단순한 농담을 넘어 모기업의 홍보 효과를 최우선으로 삼으면서 구단의 가치를 성과로 보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정효 감독은 광주FC 감독 시절 열악한 시민구단의 재정 속에서도 K리그1 다이렉트 승격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이라는 기적을 일궈낸 바 있다. 그는 “선수의 이름값이 좋으면 팬들이 퀄리티 높은 축구를 볼 수 있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원하지 않는다"며 "지금 수원의 어린 선수들 중에도 좋은 재목이 많고, 이들을 성장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정효 감독은 기자회견 이후로 개인적인 연락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오직 축구에만 몰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돈을 달라고 요청하기보다 압도적인 성과로 그룹이 알아서 지갑을 더욱 열게끔 만들겠다는 이정효 감독의 파격 행보가 시작됐다.
목표 설정에 있어서는 단기적인 승격을 넘어 ACLE와 클럽월드컵 진출이라는 원대한 꿈을 조금은 내비쳤다. 이정효 감독은 "과정이 없으면 선수들은 나태해진다"며 "당장 눈앞의 개막전부터 철저히 준비해 단계적으로 수원을 큰 무대로 복귀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수원은 이정효 감독 체제로 2026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오는 7일 태국 치앙마이로 동계 훈련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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