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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하나의 중국 존중, 韓中정상 1년에 한번은 만나야”

조선일보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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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하나의 중국 존중, 韓中정상 1년에 한번은 만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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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중 앞두고 中 CCTV와 인터뷰
“시진핑 주석은 시야 넓은 지도자”
내일 출국해 5일 한중 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4~7일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저 역시도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일 공개된 중국 국영 CCTV와 인터뷰에서 “한중 수교 당시에 합의된 내용은 여전히 한중 관계를 규정하는 핵심 기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992년 한중 수교부터 우리 정부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으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 측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해왔는데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그래픽=이철원

그래픽=이철원


이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의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대만 문제에서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점에서 변함이 없다”며 “한국은 중국의 국익을, 중국은 한국의 국익을 서로 존중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번 방중을 통해 그간의 오해와 갈등적 요소를 최소화 또는 없애려고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논리가 있었는데, (이제는) 대한민국의 ‘전략적 자율성’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미국과의 안보 측면에서의 협력은 피할 수 없지만, 대한민국과 중국의 관계가 대립적으로 가거나 충돌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월 방한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두 달여 만에 다시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 대해 “매우 뛰어난, 시야가 넓은 지도자”라며 “중국의 경제 발전을 아주 짧은 시간에 잘 이뤄냈고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매우 안정적으로 중국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과 중국 간 정상이 최소한 1년에 한 번쯤은 만나는 기회를 만들면 좋겠다”면서 “제가 가도 좋고, 중국 지도부가 한국에 와도 좋다”고 했다.

◇한중, 서해 구조물 철거 논의… “인력 배치한 관리 시설 먼저”

이 대통령은 양국의 항일 역사 의미를 묻는 질문에는 “한국과 중국이 침략에 대응해 공동의 투쟁을 함께했던 역사적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과거에만 매달릴 수 없기에 함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끊임없이 찾아나가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이번 방중에서 북핵과 한반도 평화 문제를 논의하게 될 거라고 했지만, 이날 인터뷰에서 북한 관련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9년 만에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이 대통령은 오는 5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 및 국빈만찬을 한다. 6일엔 중국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면담하고, 중국의 경제사령탑인 리창 총리와 오찬도 할 예정이다. 그 후 상하이로 이동해 6일 오후 천지닝 상하이 당 서기와 만나고, 7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한다.

위 실장은 두 정상이 “양국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대표적 양자 현안은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설치한 불법 구조물 문제로, 위 실장은 이에 대해 “진전을 모색하고 있고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중 외교 당국은 중국 측이 설치한 서해 구조물 3기 중 관리 인력이 머무는 고정식 구조물부터 철거하는 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PMZ 내에 ‘신식 양식장’이라며 대형 철제 구조물 2기를 설치하고, 그 인근에 ‘관리 시설’이라며 석유 시추선을 개조한 해저 고정식 구조물을 만들었다. 중국이 ‘인공섬’과 같은 고정식 유인(有人) 시설을 만든 것 자체가 서해를 내해화(內海化)해서 영유권을 주장하려는 포석이란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번 회담에서 유인 시설 철거가 확정되고, 나머지 시설의 순차적 철거도 합의될지 주목된다.


2016년 주한 미군의 사드(THAAD) 배치 이후 시작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문제도 의제로 올라 있지만, 즉각 해제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위 실장은 “중국 측의 공식 입장은 한한령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고, 우리 입장에서는 조금 또 다른 그런 사정이 있다”며 “서로 문화 교류에 대한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수용할 수 있는 문화 공감대를 늘려서 문제에 접근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우리 측은 이번 방중 계기에 ‘한한령 해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K팝 콘서트 개최를 타진했지만, 중국 측이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위 실장은 “준비 기간도 짧고 또 서로 조율할 것도 많다”며 “향후 협의는 해보고자 한다”고 했다.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도 주요 의제다. 위 실장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그런 방향의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이 추진하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에 대해 중국이 민감한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해선 “우리는 북한의 핵잠수함을 추적하고 대비해야 한다”며 “북한의 핵잠 도입 등 새로운 안보 환경 변화에 우리가 대처해야 하기 때문에 (원잠 도입 필요성을) 잘 설명해 납득시키려 한다”고 했다.


다만 정상 공동성명 등 결과 문서는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위 실장은 “지금은 공동 문건을 준비하거나 협의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역내와 세계 문제에 대한 양국 간 이견이 많아 섣불리 문서 합의를 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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