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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정보유출·김병기 논란…통합 앞둔 대한항공 불안한 출발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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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정보유출·김병기 논란…통합 앞둔 대한항공 불안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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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2026년 병오년 항공업계 최대 화두는 '통합 대한항공' 출범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세계 10위권 초대형 항공사 탄생이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대한항공을 둘러싼 일련의 악재들은 통합 효과에 대한 기대보다 '신뢰'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항공사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안전'이다. 기체정비와 운항관리 등 물리적 안전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대부분 핵심 기능이 IT 시스템 위에서 작동하는 지금 항공안전 범위는 이미 사이버 영역까지 확대됐다. 시스템 장애와 외부 공격은 운항 차질과 서비스 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탑승객 안전 문제와 직결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최근 아시아나항공에서 1만여명 임직원 정보가 유출된 데 이어 대한항공 역시 협력사 해킹을 통해 임직원 개인정보 3만여건이 털렸다. 과거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본부였던 협력업체가 해킹을 당하면서 분리 매각 이후에도 서버에 남아있던 대한항공 임직원 개인정보가 해커 손에 들어갔다.

협력사 서버에 전사적자원관리(ERP) 데이터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는 점은 관리 소홀을 넘어 보안 불감증에 가깝다. 공격자 입장에서 임직원 정보는 내부 시스템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재료다. 고객 정보가 유출되지 않았다고 해도 임직원 정보를 악용한 2차·3차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다.

임직원 정보조차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항공사가 고객 정보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대한항공은 통합 과정에서 본사부터 협력사까지 아우리는 공급망 보안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등 정보보안 시스템 전면 재정비가 필요하다.


더욱 뼈아픈 대목은 대한항공을 둘러싼 정치권 비위 의혹이다. 김병기 의원(더불어민주당)과 가족이 대한항공으로부터 고가의 호텔 숙박권과 황제 의전을 받았다는 특혜 논란을 받고 있다. 과거 김 의원 부인은 일반석 항공권임에도 프레스티지 클래스 이상 탑승 고객 등이 이용 가능한 대한항공 A수속 카운터로 안내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대한항공이 김 의원에게 숙박권을 제공한 시기는 공교롭게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승인조건에 대한 후속점검을 시작한 2024년 하반기다. 당시 김 의원은 공정위를 피감기관으로 둔 정무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다. 현재 서울경찰청은 관련 의혹에 대해 통합 수사 중이다. 기업 대외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대한항공 윤리 기준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은 거대 독점 항공사 탄생에 대한 소비자 우려도 해소해야 한다. 최근 공정위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통합 방안에 보완 명령을 내렸다. 국민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해야 할 필요가 있다.

통합 대한항공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항공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기회다. 다만 덩치만 키운 항공사가 아니라, 국민이 믿고 탈 수 있는 항공사로서 신뢰의 날개부터 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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