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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이효 형제 vs 김선욱, 국악관현악 vs 서울시향…골라봐야 할 ‘신년음악회’

헤럴드경제 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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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이효 형제 vs 김선욱, 국악관현악 vs 서울시향…골라봐야 할 ‘신년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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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의장 불확실성, 미증시 일제 하락…다우 0.17%↓
6일 유네스코 선정 ‘김구의 해’ 기념 음악회
7일 이혁·이효 형제 vs 김선욱·선우예권 조합
8일 김태한, 9일 국립국악관현악단 vs 서울시향
11일 아바도 국립심포니 음악감독 취임 연주회
29일 대원 ‘클래식의 미래’ 윤한결·김서현 음악회
이혁(오른쪽), 이효 형제 [쇼팽콩쿠르 홈페이지]

이혁(오른쪽), 이효 형제 [쇼팽콩쿠르 홈페이지]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요즘 클래식계는 신년음악회 대전이다. 신년음악회는 굳이 원형을 찾자면, 1939년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암울의 시대’에 시작된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 음악회는 전 세계 클래식 음악계가 준비하는 새해 첫 연주회의 ‘표준’이자 ‘기원’이 됐다.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 열리는 빈필의 신년음악회는 이탈리아 산레모에서 공수한 수천 송이의 꽃으로 장식한 이 곳에서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로 문을 열며 새봄은 물론, 낙관적인 미래의 문을 연다. 전 세계에서 가장 구하기 힘든 공연 티켓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신년음악회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은 1989년이다.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술의전당 개관(1988년 2월) 다음 해였던 당시, KBS교향악단과 함께 연 것이 ‘처음’이다. 물론 이전에도 연초 공연은 많았지만, ‘신년음악회’라는 고유명사로 열린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올해에도 무수히 많은 신년 음악회가 기다린다. 아쉽게도 매일 두세 개 공연이 겹치는 날도 있다.

쇼팽 후 이혁·이효 형제 첫 등판 vs 김선욱+선우예권 ‘꿀조합’
대한민국 양대 공연장은 오는 7일 신년 음악회로 대동단결한다.

예술의전당 ‘신념음악회’의 포문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연다. 홍석원이 지휘하는 KBS교향악단의 연주로 동서양을 아우르고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오가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중간휴식 없이 80분간 이어질 공연은 지난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연주한 최우정 작곡가의 ‘수제천(壽齊天) 리사운즈(resounds)’로 시작을 알린다. 새해의 평안을 기원하는 곡으로, 백제 시대의 음악을 클래식 오케스트라로 만들었다.


이어 2015년 퀸엘리자베스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생상스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를, 2025년 쇼팽국제콩쿠르 본선에 진출한 이혁·이효 형제가 바흐의 ‘두 대의 건반을 위한 협주곡’을 연주한다. 2부에선 K-콘텐츠의 인기와 저력을 보여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한국 가곡 등을 들려준다. 국립창극단 김수인과 성악가 길병민, 국립합창단 청년교육단원이 꾸미는 무대다.

세종문화회관 ‘누구나 클래식’의 일환으로 열리는 신년음악회의 지휘를 맡은 김선욱 [세종문화회관 제공]

세종문화회관 ‘누구나 클래식’의 일환으로 열리는 신년음악회의 지휘를 맡은 김선욱 [세종문화회관 제공]



같은 날 세종문화회관에서도 신년 음악회로 새해의 시작을 알린다. 극장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누구나 클래식’의 일환. 이 공연은 관객이 티켓 가격을 1000~1만원 사이에서 직접 정하는 ‘관람료 선택제’로 운영된다. 포문을 열 주인공은 김선욱이 지휘하는 경기필하모닉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이 조합은 오는 17일 경기아트센터 신년음악회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다만 프로그램이 다르다. 이날 공연에서 경기필은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국악 국립국악관현악단 vs 양악 서울시향
한국의 전통음악과 서양 클래식도 신년 음악회 빅매치가 성사됐다. 이틀 뒤인 9일, 국립국악관현악단(국립극장)과 서울시립교향악단(롯데콘서트홀)이 만들어갈 음악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신년 음악회는 2020년 시작된 이후 매공연 전석 매진을 기록한 공연계의 강자다. 올해는 나운규 감독의 영화 ‘아리랑’(1926) 개봉 100주년을 기념해 위촉한 홍민웅의 신작 ‘아리랑, 세 개의 숨’으로 시작을 알린다. 한국 민요의 원형인 ‘아리랑’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가야금 신동 김영랑과 함께하는 ‘성금연류 가야금 산조를 위한 협주곡’, 국악관현악 ‘녹(Knock)’(작곡 김백찬)과 ‘가기게’(작곡 박범훈)도 들을 수 있다. 국립창극단 출신 ‘국악계 아이돌’ 김준수와 ‘추다혜차지스’로 활동하는 추다혜도 출연한다. 추다혜 역시 ‘폭싹 속았수다’ OST를 부른다.


얍 판 츠베덴 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시향의 신년 음악회에선 현존 최고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루돌프 부흐빈더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을 들려준다. 친한파 연주자로 한국을 여러 차례 찾았지만, 부흐빈더가 클래식과 재즈가 어우러진 거슈윈을 들려주는 것은 흔치 않아 기대를 모으는 레퍼토리다. 서울시향은 이 곡과 함께 슈베르트 교향곡 8번과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도 선곡했다.

로베르토 아바도를 8대 음악감독으로 맞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11일 이탈리아 음악으로 신년 음악회를 꾸민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로베르토 아바도를 8대 음악감독으로 맞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11일 이탈리아 음악으로 신년 음악회를 꾸민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새 얼굴’과 함께 신년음악회…아바도와 KNSO, 김태한과 금호
‘상징적 얼굴’과 함께 새해를 시작하는 것은 클래식 음악계의 관례다.

병오년 새 음악감독을 맞이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이들 간의 호흡을 확인시켜 줄 프로그램으로 관객과 처음 만난다. ‘지휘 명장’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조카이자 이탈리아 음악 전통을 이어온 로베르토 아바도를 제8대 음악감독으로 맞은 국립심포니는 앞서 오페라 ‘노르마’, 베르디 ‘레퀴엠’을 그와 함께 선보이며 엄청난 호평을 받았다.

신년 음악회이자 취임 연주회(11일, 예술의전당)에선 로시니, 레스피기, 베르디로 이어지는 이탈리아 프로그램을 꾸몄다. 그간의 신년 음악회의 관습에서 벗어난 프로그래밍이다. 로베르토 아바도 음악감독은 “한국의 문화적 파급력을 깊이 존경하는 가운데 국립심포니와 이 사회의 일부가 되어 음악을 만들 수 있어 큰 영광”이라며 “국립심포니는 이미 뛰어난 준비성과 개방성을 지닌 오케스트라로, 이들과 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채로운 음악을 한국의 관객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발탁된 바리톤 김태한 [금호문화재단 제공]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발탁된 바리톤 김태한 [금호문화재단 제공]



정명훈 지휘자를 제10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맞은 KBS교향악단도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와 올 시즌의 시작(1월 16일, 롯데콘서트홀)을 알린다.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와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들을 수 있는 무대다. 이들의 무대는 하루 앞서 화성예술의전당 동탄아트홀의 개관 공연으로도 예정돼 있다.

금호아트홀은 올해의 상주음악가로 바리톤 김태한을 선정, 오는 8일 그의 무대로 신년 음악회를 연다. 금호아트홀은 2013년 국내 공연장 최초로 상주음악가 제도를 이어왔으나, 성악가를 선정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22년 퀸엘리자베스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그는‘페르소나’를 주제로 8명의 작곡가가 쓴 오페라 독창 아리아를 독백처럼 엮었다. 모차르트, 슈트라우스, 푸치니, 코른골트, 샤를 구노, 앙브루아즈 토마 등 다양하다. 금호아트홀 관계자는 “작품 속 인물들을 통해 내면의 음악적 페르소나들을 자신 있게 펼쳐 보이며, 오페라 가수로서 비상할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할 무대”라고 귀띔했다. 피아노는 한하윤이 맡았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서현이 대원문화재단 신년음악회에서 윤한결이 지휘하는 KBS교향악단과 협연한다. [대원문화재단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김서현이 대원문화재단 신년음악회에서 윤한결이 지휘하는 KBS교향악단과 협연한다. [대원문화재단 제공]



‘클래식 미래’ 보여줄 대원문화재단·‘김구의 해’ 기념하는 광복회
정명훈, 백건우, 조성진, 성시연, 손열음, 클라라 주미 강, 김선욱….

최고의 클래식 스타들과 함 해를 열었던 대원문화재단의 일곱번째 신년 음악회(1월 29일, 예술의전당)는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미래와 함께한다. 223년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받은 윤한결과 같은 해 티보 바르가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서현이 그 주인공이다. KBS교향악단과 함께 ‘차이콥스키의 밤’이라는 부제로 꾸미는 무대에선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과 교향악 4번을 연주한다.

대원문화재단 관계자는 “젊은 지휘자와 협연자의 패기, 생동감, 역동성을 표현하기에 잘 어울리는 프로그램이자 음악 애호가는 물론 클래식 음악 무대를 처음 찾는 관객에게도 흥미로울 작품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광복회는 오는 6일 올해 신년음악회의 포문을 연다. [광복회 제공]

광복회는 오는 6일 올해 신년음악회의 포문을 연다. [광복회 제공]



올해 ‘광복회’의 신년음악회는 더욱 특별하다. 유네스코가 올해를 ‘백범 김구(1876~1949)의 해’로 지정한 것을 기념하는 자리라는 점에서다. 유네스코는 1957년부터 2년 단위로 회원국들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기념해 ‘세계 기념의 해’로 지정한다. 대한민국 인물이 지정된 것은 2012년 탄생 250주년이었던 다산 정약용, 2021년 탄생 200주년이던 김대건 신부에 이어 세 번째다. 올해는 김구 탄생 150주년을 맞는 해다.

유인택 전 예술의전당 사장이 예술감독을 맡아 오는 6일 열리는 이 공연에선 최영선이 지휘하는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가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와 시벨리우스 교향시 ‘핀란디아’를 들려준다. ‘아리랑판타지’, ‘독립군가’, ‘아름다운 나라’도 연주할 계획이다. 2부에선 김구 선생 기념 영상을, 3부에선 대한독립군총사령관 홍범도 장군의 삶과 봉오동 전투를 다룬 음악극 ‘봉오동의 영웅’을 선보인다. 소프라노 이윤지, 테너 조철희, 바리톤 박정민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