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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무기 구매대금, 가상자산으로 결제 가능"

이데일리 방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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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무기 구매대금, 가상자산으로 결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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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수출기관, 가상자산·물물교환 결제 방식 명시
35개국 상대 홍보…서방 금융제재 우회 노림수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란이 가상자산(암호화폐)으로 자국 무기를 구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란은 자국 통화가치 급락과 잇따른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란 샤헤드-161 드론. (사진=AFP)

이란 샤헤드-161 드론. (사진=AFP)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란 국방부 산하 방산 수출 전담 기관인 ‘국방수출센터’(Mindex)는 지난 1년 동안 무기 판매 대금을 디지털 화폐, 물물교환, 이란 리알화 등 다양한 결제 방식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FT는 보도자료 및 지불조건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면서 “국가가 전략 군사장비 수출 대금으로 가상자산 수령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첫 사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서방이 이란 경제 제재 및 핵 프로그램에 대한 압박 강도도 높이고 있는 가운데, 무기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무기 수출을 통해 제재 환경 속에서 외화를 확보하고 제3국과의 군사·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것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이란은 2024년 주요 무기 수출국 순위에서 세계 18위를 차지했다.

이란 국방수출센터는 현재 35개국과 고객 관계를 맺고 있다. 웹사이트에서 다국어로 제공하는 ‘온라인 카탈로그’에는 에마드 탄도미사일, 샤헤드 드론, ‘샤히드 솔레이마니’급 군함, 단거리 방공 시스템 등 소형무기부터 로켓, 대함 순항미사일까지 판매 품목으로 나열돼 있다.

서방 정부와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가운데 일부 무기는 과거 중동 지역 이란 지원 무장단체들에 의해 사용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아카이브 기록, 도메인 등록 정보, 기술 인프라 분석을 통해 해당 사이트의 진위를 검증했다고 전했다.


웹사이트는 미국 재무부 제재 대상인 이란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에 호스팅돼 있으며, 미국 정부는 이 서비스가 이란 정보기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란 국방수출센터는 웹사이트에서 구매자에게 ‘다른 국가와의 전쟁 중 무기 사용 방식’에 관한 조건을 계약에 포함해야 한다고 명시하면서도, 이러한 조건이 “계약 당사자 간 협상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또 온라인 포털과 가상 챗봇을 운영하며, 잠재 고객이 구매 절차를 단계별로 안내받도록 지원하고 있다.

자주 묻는 질문(FAQ)에는 제재 우회도 가능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란에 대한 제재 상황에서 계약이 이행되고 물자가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것을 무엇으로 보장하는가’라는 질문에 “제재 우회 일반 정책을 감안하면 계약 이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구매한 제품은 가능한 한 신속히 도착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무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가격은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대금은 거래 상대국의 지급결제 방식으로도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또 구매 희망국은 이란 내에서 현물 검수를 할 수 있으나, 이는 “안보 당국 승인을 조건으로 한다”고 설명한다.

이번 사례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광범위한 제재를 받는 국가들이 민감한 품목 교역을 유지하기 위해 가상자산 및 기타 대체 금융 채널을 활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통적인 금융망을 통해 이란에 대금을 지급하는 경우 서방국들의 제재로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차단·퇴출될 위험을 안게 된다.


이와 관련, 앞서 미국 정부는 이란이 디지털 자산을 이용해 석유 판매를 용이하게 하고 수억달러를 공식 은행 시스템 밖으로 빼돌렸다고 비판한 바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9월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개인들이 이란 정부를 대신해 가상자산을 이용해 대금을 처리하는 ‘그림자 은행’ 네트워크를 운영했다며 추가 제재를 부과했다.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은 2024년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무기 수출 여력이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란이 그 공백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