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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물가상승 5년래 최저...서민 체감도 이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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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물가상승 5년래 최저...서민 체감도 이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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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를 기록하며 최근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그쳤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2년 5.1%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3년 3.6%, 2024년 2.3%에 이어 지난해 또 소폭 낮아졌다. 2020년의 0.5% 이후 최저다. 서민 가계를 힘들게 하는 물가 오름세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다.

하지만 속 내용을 들여다보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구석이 적지 않다. 우선 소비자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품목들의 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과 달리 석유류는 지난해 2.4% 올랐다. 고공 행진을 계속한 환율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2024년 1364원에서 2025년 1422원으로 뛰었음을 감안하면 석유류 값 상승이 이 정도에 그친 게 다행일 정도다. 곡물과 축수산물의 오름세도 가팔랐다. 곡물이 11.0%, 수산물과 축산물이 5.9%와 4.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민생 안정과 직결된 품목들의 오름폭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뛰어넘었음을 보여주는 징표다. 서민들의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 대상의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이 2.4%에 달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와 한국은행도 문제점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그제 경제관계 장관회의에서 “민생 경제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임해 달라”고 주문한 것이 좋은 예다. 한은 또한 “생활 물가가 여전히 높은 만큼 환율이 물가에 미칠 영향 등을 유의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모두 체감물가 관리에 총력을 쏟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석유류와 곡물, 축수산물과 신선 식품 등이 기후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변수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볼 때 물가는 언제든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 특히 학계와 금융계의 상당수 전문가들이 아직도 올해 원·달러 환율을 1400원대 중반의 높은 수준까지 예상하고 있음을 물가 당국은 유념해야 한다. 상반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공약 남발과 무분별한 세금 뿌리기 등 상승을 자극할 변수가 잇따를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물가가 흔들리면 민심도 흔들린다. 정부는 물가 관리에 잠시도 경계심을 풀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