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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코스피 5000 가시권 증시, 과제 아직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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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코스피 5000 가시권 증시, 과제 아직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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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스피지수 4000을 처음 넘어선 한국 주식시장은 연말에도 사상 최고 수준인 4214에 장을 마감했다. 한국 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해묵은 불명예를 벗고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연간 76%의 상승률을 보였다. 꿈의 숫자처럼 여겨졌던 지수 5000도 가시권에 들어섰다. 이제 지수 6000과 그 이상까지 말하는 성급한 낙관론도 적지 않다.

한국 증시가 코스피 4000 시대에 들어선 것에는 여러 함의가 있다. 무엇보다도 ‘서학개미’ 열풍으로 외면받았던 ‘국장’이 살아나면서 자본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게 됐다. 외국인들 투자 귀환도 의미가 작지 않다. 인공지능(AI) 산업을 고성능 메모리칩으로 뒷받침하는 ‘K반도체’를 비롯해 ‘조방원’(조선 방산 원자력) 산업의 약진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돋보일 정도였다. 그 성과가 증시의 열기로 반영된 것이다. 문화 콘텐츠부터 식품까지 ‘K시리즈’ 산업도 국제무대에서 나름대로 자리잡아 왔으나 우리 증시가 선진국 시장에 편입되지 못한 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소외돼 왔던 사실을 돌아보면 코스피 시장의 약진은 고무적이다.

그래도 한국 증시의 추가 도약을 위한 과제는 많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 저금리에 과도한 확장재정으로 시중에 풀린 돈이 너무 많다. 유동성 장세가 아닌지 거듭 살펴봐야 한다. 지난해 10월 급등 때부터 부동산으로 쏠렸던 돈이 증시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 평가가 나왔다. 원화 빼고 다 가치가 오른다는 ‘에브리싱 랠리’ 현상이 사라졌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더구나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쌍끌이가 급등하며 지수를 더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이 코스피 전체의 32%에 달한 만큼 반도체로 인한 지수 왜곡은 경계할 일이다. 지수 4000만 보고 한국 경제가 호황에라도 접어든 것처럼 착각해선 안 된다.

모처럼 상승세를 잘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급등한 지수에 취하기보다 자본시장의 선진화와 기업 내실을 추구해야 한다. 투명한 지배구조, 적극적 주주 환원, 선진적 회계 공시와 함께 기업 친화 정책도 절실하다. 말로만이 아닌 실질적 기업 친화 정책도 필요하다. 재정과 경제 전반에서 펀더멘털의 개혁을 해내야 코스피 5000 너머로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