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2년 전 오늘, 30대 여성 A씨가 ‘남편으로부터 성인방송 출연 강요와 협박을 받았다’며 유서를 남기고 숨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당시 A씨 유족은 강요와 공갈 등 혐의로 A씨 남편인 김모(당시 37세)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A씨 유족은 고소장에서 “김 씨가 A씨에게 인터넷 성인방송을 하도록 강요했다”며 “A씨가 이혼을 요구한 뒤에도 협박과 금전 요구를 계속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
당시 A씨 유족은 강요와 공갈 등 혐의로 A씨 남편인 김모(당시 37세)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A씨 유족은 고소장에서 “김 씨가 A씨에게 인터넷 성인방송을 하도록 강요했다”며 “A씨가 이혼을 요구한 뒤에도 협박과 금전 요구를 계속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또 “김 씨는 A씨에게 성관계 영상을 강제로 찍도록 한 뒤 성인물 사이트에 팔기도 했다”며 “직업 군인이었던 그는 2021년에도 온라인에서 불법 영상물을 공유했다가 강제 전역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2023년 10월 2차례 집에 감금됐고, 결국 2개월 뒤 세상을 떠난 A씨 유서에도 유족 주장과 비슷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결혼 약 3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김 씨는 A씨가 자신의 요구를 거부하자 “알몸 사진을 장인어른에게 보내겠다”고 협박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아내를 집에 감금한 채 성인방송 출연을 강요한 혐의 등을 받는 30대 전직 군인이 2024년 2월 4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경찰은 김 씨의 ‘강요죄’를 인정해 검찰로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 씨가 A씨에게 성인방송 출연을 강요한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경찰은 김 씨가 성인방송을 강요해 힘들어했다는 A씨 지인들의 진술 등을 들어 검찰에 사건을 넘겼는데, 검찰은 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폭행과 협박으로 성인방송 등을 하게 된 행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사실상 증거는 A씨가 남긴 유서가 유일한데, 유서에는 강요의 수단인 폭행이나 협박 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특정하기 어렵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었다.
반면 유족 측은 A씨 유서에 경제적인 부담과 김 씨의 감시와 감금으로 강제적으로 성인방송을 하게 된 것이라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고 반박했다.
결국 검찰은 김 씨에 감금과 협박 등 혐의만 적용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2024년 7월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방송 수입에 의존하다가 이혼을 요구받자 협박했다”며 “피고인의 범행은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원인이 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구속 당시 피고인이 성인방송과 음란물 촬영을 강요한 혐의를 받았지만, 결국엔 (해당 혐의로는) 기소되지 않아 이 사건 판단에 반영할 수는 없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 아버지는 선고가 끝난 뒤 법원을 나와 주저앉아 오열하며 “7년도 부족하지만, 내 편인 줄 알았다. 법도 내 편이 아니고, 이 나라도 내 편이 아니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분을 삭이지 못한 그는 입던 옷을 찢어버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딸이) 마지막(으로) 아빠한테 전화해서 뭐라고 한지 아느냐? ‘3년 동안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 그만하려고 해. 이혼하기로 했어’(라고 하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씨에 대한 판결에 울분을 토하며 몸을 가누지 못하는 A씨 아버지 (사진=MBC 뉴스 캡처) |
이후 A씨 유족은 직접 추가 진술을 받으러 다니고 법원에 ‘강요죄’를 인정해 달라고 재정신청도 넣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씨에 대한 판결은 달라지지 않았다.
2024년 11월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는 ‘1심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하면서 ‘피해자가 (성인방송 출연을 힘들어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상황도 양형 조건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성인방송 출연을 강요했다는 내용은 기소되지 않았다”며 “이를 근거로 형을 가중하면 죄형 균형의 원칙과 맞지 않아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육군 상사였던 김 씨는 2011년부터 여성 알몸 사진 등 불법 촬영물을 98차례 올렸다가 강제 전역 조처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유포 혐의도 받았다.
이와 관련해 A씨 아버지는 한 매체를 통해 “(불법 촬영물 공유) 그걸 확실히 처리해 줬으면 이러한 결과가 없었을 건데, 군에 강력히 항의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