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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입틀막법' 강행하더니···美 국무부도 “중대한 우려”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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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입틀막법' 강행하더니···美 국무부도 “중대한 우려”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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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정보통신망법 개정안(허위조작정보근절법)에 대해 미국 국무부가 “중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라 로저스 국무부 차관도 X(옛 트위터)를 통해 “기술 협력을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한국의 입법에 대해 잇따라 비판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미국이 이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메타·구글 등 미국계 거대 플랫폼 기업들도 규제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은 이미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차별적 장벽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왔다. 특히 이번 개정안이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벤치마킹했다는 점이 미국을 자극했을 것이다. 미국은 최근 DSA를 주도한 인사들에게 입국 금지 조치까지 내렸다.

물론 우리나라의 입법권에 대한 미국의 연이은 간섭을 달갑게 여길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여당이 치명적 결함을 안은 법안을 졸속으로 밀어붙여 문제의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부인하기는 어렵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해 올 7월 시행될 이 법안은 허위·조작 정보 유포를 금지·처벌하는 것이 골자다. 문제는 규제의 잣대가 매우 모호해 권력의 입맛에 따른 자의적 해석과 과잉 집행의 여지가 다분하다는 점이다. ‘입틀막법’이라는 오명이 붙은 이유도 민주주의의 근간인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는 사실에 있다.

인공지능(AI)을 앞세운 빅테크의 활동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특정 국가의 법이 글로벌 기업들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뉴노멀’이 됐다. 이런 현실을 간과하고 졸속적으로 강행된 ‘입틀막법’으로 인해 헌법적 가치 훼손이라는 내부적 문제와 통상 마찰이라는 대외적 리스크를 동시에 안게 된 것이다. 우리가 미국과 복잡한 관세 및 무역 협상을 이어가는 와중에 굳이 새로운 비관세장벽 논란을 자초하고 외교적 마찰까지 야기하는 것이 과연 국익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정부와 국회는 지금이라도 규제 범위를 명확히 하고 남용 가능성을 차단하는 보완책을 서둘러야 한다. 명분 없는 고집으로 민주주의는 물론 국익마저 위태롭게 하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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