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입주 급감…공급 절벽 현실화
이달 중 추가 공급 대책 발표 예정
이재명 정부는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해 지난해 6월·9월·10월 세 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오히려 집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
[더팩트|이중삼 기자]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꺼내 들었지만 균형은 맞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는 서울·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를 함께 병행했지만, 규제는 먼저 작동했고 공급은 아직 시장에 닿지 않았다. 정책 엇박자 속에서 서울 집값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중 네 번째 공급 대책을 앞두고도 시장 시선은 냉담하다.
정부는 지난해 6월·9월·10월 세 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배경에는 서울 집값 상승세가 자리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 12일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 누적 상승률은 12.17%로, 사실상 매달 1% 안팎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5.75%였다. 서울만 유일하게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강력한 대출 규제로 거래량은 줄었지만 공급 대책이 힘을 받지 못해 시장 불안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각 대책 부작용도 문제로 지적된다. 6·27 가계부채 관리강화 방안은 대출 의존도가 낮고 현금 여력이 있는 계층 진입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반면 실수요자들은 시장에서 밀려났다. 9·7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은 체감할 수 있는 공급 계획이 빠져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은 신규 전세 물량 감소로 전세 가격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전세 진입이 어려워진 수요는 월세로 이동하며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빠르게 진행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발표한 리포트에서 "6·27 대책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역효과를 냈고 9·7 대책은 실제 공급까지 시차가 있어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10·15 대책은 '서울 안에서는 집을 살 수 없다'는 불안 심리를 확산시키며 역대급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고 진단했다.
◆ 민주당, "집값 단기 과열 양상 다소 진정"…시장 반응 냉랭
더불어민주당은 10·15 대책 이후 단기 과열 양상이 진정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급 부진과 유동성 유입으로 인한 가격 상승 압력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더팩트 DB |
정부는 10·15 대책 이후 집값 단기 과열 양상이 다소 진정됐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거래가 막히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을 안정으로 해석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해 12월 21일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린 '제5차 고위당정대협의회' 직후 브리핑에서 "10·15 대책 이후 서울·수도권 집값 단기 과열 양상은 진정되고 있다"면서도 "그동안 공급 부진과 유동성 유입 등으로 인한 가격 상승 압력이 여전히 존재하는 엄중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당초 추가 공급 대책은 지난해 말 발표될 예정이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연내 발표를 약속했지만, 발표 시기가 다가오자 신뢰성을 이유로 연기했다. 시장에선 공급을 뒤로 미루는 정책 흐름에 대한 불만이 크다.
올해부터 주택 공급 절벽은 심화될 전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1만 가구로 지난해 28만 가구 대비 약 25% 줄어든다. 서울은 2만9161가구에 그쳐 전년 대비 30% 넘게 감소한다. 여기에 기존 주택 매물 부족까지 겹치면서 기존 주택 소유자가 매도를 통해 이동하기도 쉽지 않은 구조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서울·수도권 입주물량은 3년 연속 줄어 신축 단지 희소가치는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 올해 서울 집값 4.2%·전세가 4.7% 상승 전망
주택산업연구원은 올해 서울 집값은 지속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거래량은 65만건 수준으로 감소해 정상 거래 시기의 70%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뉴시스 |
신축 공급 감소와 대출 규제로 전·월세 시장에도 압력이 커졌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앱 이용자 21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세 시장 55%·월세 시장 66.8%가 상승할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상승 요인은 '금리 인상'을 꼽았고 월세 상승 요인은 '월세 수요 증가'를 들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26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보고서에서 "입주물량 감소와 실수요자 매수와 입주를 강제하는 허가제 등에 따라 전·월세 물량이 감소해 상승세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서울 집값 하락 가능성을 낮게 본다. 주산연은 서울 집값이 4.2%·전세 가격은 4.7% 오를 가능성을 제시했다. 거래량은 65만건 수준으로 줄어 정상 거래 시기의 70%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주산연 관계자는 "올해 주택정책방향은 유동성과 금리·환율 등 전반적인 경제제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공급 확대 양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j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