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지랖입니다. 오늘은 이웃 나라 중국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중국의 기술 굴기에 대한 소식이 많았는데요. 중국 기업들이 인공지능(AI)·반도체·전기차 같은 첨단 산업 분야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며 두각을 보였죠. 딥시크 같은 스타 기업의 탄생, 상하이지수가 최근 10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찍으면서 중국의 성공 스토리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죠. 중국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또 다른 현실이 감춰져 있습니다. 청년 실업률 17%대, 부동산 시장 침체, 내수 부진, 지방정부의 악성 채무 등 문제가 쌓여 있습니다. 중국 경제가 위태롭게 외줄을 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데요. ‘세계 공장’에서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중국, 그 화려한 겉모습 뒤에 어떤 구조적 위기가 도사리고 있는 걸까요. 오지랖에서 자세히 알아보시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경제가 외줄 타기를 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조선일보 유튜브 '오지랖' |
현재 중국 정부는 첨단 산업 육성을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중국은 정부 보조금은 물론 민간 자본까지 동원해 매년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데요.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해 과학기술 부문에만 약 4000억위안을 투입했고, 민간 자본까지 합하면 4조위안 정도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원화로 800조원에 해당하는 액수죠. 우리나라의 경우 약 130조원으로 평가되는데, 중국은 5~6배 수준으로 투자하고 있단 얘기죠. 그렇게 중국은 세계를 놀라게 한 AI 챗봇 딥시크를 만들어냈고, 중국의 전기차 BYD가 테슬라의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승승장구했습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찬란한 성공의 이면에는 내부에서부터 곯고 있는 문제들이 있다는 겁니다.
중국은 AI와 전기차 등 첨단 기술 산업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다./조선일보 유튜브 '오지랖' |
하나하나 살펴보시죠. 먼저 중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를 꼽을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부동산입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기나긴 침체기를 겪고 있는데요. 심지어 지난해 10월에도 중국의 70개 도시 신규 주택 가격이 0.5% 떨어지며 큰 하락 폭을 보였고, 연간으로 보면 2.2% 떨어졌습니다. 중국 정부 관계자마저 “회복에 최소 5년 걸린다”며 냉혹한 현실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대형 건설사들은 부도로 내몰리고, 부실 채권을 떠안고 있는 지방 은행들도 재정 건전성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중국은 지금까지 공적 자금을 동원해 부동산을 띄웠고, 토지 매각 수입이 지방 정부 재정의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토지 매각 수입이 2021년 8조7000억위안에서 지난해 1~10월 2조5000억위안으로 3분의 1토막 나는 등 심각한 상황입니다.
자연스레 지방정부 부채는 폭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1월 중국의 지방채 발행 규모는 10조위안으로 사상 최대입니다. 그런데 그중 62%가 기존 부채 갚기용 ‘돌려막기’로 알려졌습니다. 신규 발행 채권의 60%가 빚 돌려막기용이라,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사업이나 지역 경제 살리기 정책 등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역 은행, 지방 정부의 존립까지 위협하면서 중국 경제를 옥죄고 있는 겁니다.
올해 발행된 중국 지방 정부의 신규 채권 가운데 62%가 기존 부채를 갚기 위한 '돌려막기용'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조선일보 유튜브 '오지랖' |
자. 내가 살고 있는 집의 가격이 떨어지면 국민은 무엇부터 할까요. 지갑부터 닫겠죠. 실제로 현재 중국의 내수 부진 때문에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해 11월 소매 판매는 1.3% 오르는 데 그치며 6개월 연속 둔화를 보였고요. 생산자물가지수는 37개월 연속 마이너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부동산의 ‘역자산 효과’로 지갑이 닫혔다는 걸 알 수 있죠. 경제의 내실이 탄탄해야 사람들이 돈을 쓰면서 물가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는 선인 2% 안팎으로 오를 텐데, 소비가 부진하니까 물가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겁니다. 경기 침체를 알리는 대표적인 신호 중 하나죠.
청년 실업도 중국 경제의 미래를 발목 잡는 큰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5년 10월 기준 16~24세 청년(학생 제외) 실업률은 17.3%로, 9월 17.7%에서 소폭 떨어졌지만 여전히 전체 실업률 5.1%의 3배를 넘습니다. 8월에는 18.9%로 사상 최고치를 찍기도 했는데요. 일각에서는 유연 고용과 구직 포기자까지 포함하면 40% 이상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우리와 닮은 모습이 있습니다.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교육열이 어마어마합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자녀의 대학 진학이 마치 지상 과제처럼 여겨지고 있죠. 그 결과 몇 년 사이 대학 진학률이 빠르게 높아졌고, 대학 졸업장을 가진 청년들이 쏟아졌는데 이들의 성에 차는 직업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잖아요. 매년 1200만명 대학생이 졸업하는데 대도시에 있는 고소득, 양질의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습니다. 현지 보도를 보면 공무원 시험에 371만명이 몰려 ‘철밥통’ 경쟁이 사생결단 수준입니다. 미국과 무역 전쟁에다 글로벌 경기까지 휘청이니까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중단하면서 일자리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고착화됐기 때문이죠. 심지어 소셜미디어에서는 중국 청년들이 자신들을 ‘탕핑(누워 있기) 세대’라고 부르며 대학 졸업장을 찢거나 사회에 반항하는 듯 백수의 삶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해마다 대졸자는 쏟아지는데, 취업 성공은 하늘의 별 따기인 현실을 자조하는 셈이죠.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을 '탕핑(누워있는) 세대'라고 부르는 밈이 유행했다./조선일보 유튜브 '오지랖' |
결국 청년들은 비정규직 저임금 일자리로 몰려 파트타임 알바를 하고 있고요. 중국 정부는 첨단 산업 육성을 통해 일자리 창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AI와 로봇 같은 첨단 산업이 발달하면서 글로벌 대기업들은 되레 일자리를 줄이고 있기 때문에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해 중국의 분기별 GDP 성장률은 1분기 5.4%, 2분기 5.2%를 기록하다 3분기에는 4.8%로 주저앉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도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와 내수 부진이 초래한 결과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2026년 전망도 먹구름입니다. 지난해는 간신히 5%를 넘어설 수 있다고 해도, 올해 4%대로 꼬꾸라질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인데요. 2026년 중국 경제 성장률을 두고 IMF는 4.5%, OECD 4.4%, 세계은행 4.4%를 예측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5% 안팎의 목표치를 고수하고 있지만 미·중 긴장 지속, 수출 둔화, 지방 부채·과잉 생산 등 쌓여 있는 악재가 많습니다.
최근에 인터뷰한 글로벌 컨설팅 기업의 고위 관계자는 중국은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해 기업들끼리 치열한 경쟁을 시켜 단 하나의 챔피언을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챔피언이 탄생하면 막대한 보조금과 고급 인력을 지원해주지만, 도태된 기업들은 파산하고 시장 밖으로 내몰린다고 하죠. 앞만 보고 달려가는 중국, 이면에 있는 숱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한번 지켜보시죠.
[채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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