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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값 '44분의 1' 대폭락…"못 살겠다" 이란 MZ들, 결국

이데일리 김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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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값 '44분의 1' 대폭락…"못 살겠다" 이란 MZ들,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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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부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주애 첫 동반
물가 폭등에 뿔난 이란 MZ…히잡 시위 이후 최대 시위
화폐 가치 폭락에 물가 급등·경제난 심화
전력난·가뭄까지 겹쳐 "못 살겠다" 거리로
대학생들 시위 동참해 전국 주요 도시 확산
이란, 중앙은행 총재 교체 등 민심 수습 진땀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이란에서 물가 상승으로 인한 반정부 시위가 나흘 째 이어지고 있다. 대학생 등 젊은 세대도 가세하면서 2022년 히잡 시위 이후 최대 규모로 불어나는 모양새다.

지난달 이란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 (사진=AFP)

지난달 이란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 (사진=AFP)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작된 시위가 이스파한, 시라즈, 마슈하드 등 전국 주요 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시위 나흘째인 이날 수도 테헤란 등 전국 대학교 약 10곳에서 학생들이 시위에 동참해 지방 정부 청사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분노한 이란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이유는 지난해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및 미국의 제재로 이란의 화폐가치가 폭락하면서 물가가 급등하고 경제난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 달동안 이란 인플레이션은 42.5%에 달했다.

이란 환율은 최근 1달러당 142만리알까지 치솟았다. 2015년의 달러당 3만2000리알 수준과 비교하면 약 10년 만에 화폐 가치가 44분의 1로 폭락한 것이다.

여기에 40여년 만에 닥친 최악의 가뭄과 전력난까지 겹치면서 민심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최근 이란은 전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 정부가 질 낮은 대체 연료 사용을 늘리면서 도시는 스모그로 뒤덮였다.

시위대가 체제 전복보다는 경제를 문제 삼고 있는 만큼 이란 당국은 과거 히잡 시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유화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란 국영 언론에 따르면 민병대 소속 장교 1명이 이번 시위 도중 사망했다. 히잡 시위 당시에는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3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이란 정부가 시위 주동자 사형까지 집행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대신 이란은 리알화 폭락의 책임을 물어 중앙은행 총재를 경질하고 새 총재를 임명했다. 이란 정부는 시위 주동자들과 ‘대화 매커니즘’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반정부 시위의 규모가 커지면서 시위대가 경제 문제 외에 더 광범위한 분노를 표출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연구원은 알자지라에 “시위는 때로 경제적 불만에서 출발하지만, 빠른 시간 안에 요구의 범위가 다른 이슈로 확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