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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압박 속 베네수 '인질 외교' 맞불… 미국인 억류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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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압박 속 베네수 '인질 외교' 맞불… 미국인 억류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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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의 대(對)베네수엘라 압박이 강화되면서 베네수엘라 내 미국인 억류 사건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억류된 미국 시민들을 외교 협상의 '정치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31일(현지시간)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최근 몇 달 새 베네수엘라 보안군에 의해 체포·구금된 미국인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구금된 이들 중에는 베네수엘라·미국 이중국적자 3명과 베네수엘라와 연고가 없는 미국 시민권자 2명이 포함됐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초기 흐름과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리처드 그레넬 특사를 파견해 죄수 교환을 시도했고 이후 미국과 베네수엘라 당국 간의 협상 결과로 베네수엘라에 구금되었던 미국 시민권자 및 영주권자 17명이 석방됐다. 하지만 마두로 정권 붕괴를 목표로 한 군사·경제적 압박 정책으로 선회하면서 석방 논의가 중단됐다.

특히 최근 미 해군 함대가 카리브해에 배치되고 베네수엘라산 석유 수출 유조선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면서 억류 사건이 다시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억류자 가운데는 팝송 '굿바이 호시즈(Goodbye Horses)'로 알려진 뮤지션 Q 라자루스(Q Lazzarus)의 아들 제임스 러키-랭(28)도 포함돼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지난 12월 초 가이아나 접경지에서 베네수엘라로 입국한 뒤 연락이 끊겼으며, 미국 정부는 그를 '부당 억류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과거 베네수엘라 감옥에 수감됐다가 죄수 교환으로 풀려난 렌조 후아만추모 카스티요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수감 당시 하루 1리터의 흙탕물만 배급받고 가혹한 폭행을 당했다"며 "정권의 협상 도구에 불과했다"고 증언했다.

현재 미국 국무부와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번 억류 사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마두로 정권의 핵심 수입원인 석유 수출을 제재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어, 단기간 내 석방 협상이 진전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NYT는 "마두로 대통령은 과거부터 억류자의 유무죄와 관계없이 이들을 미국의 제재 완화나 정치적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협상 카드(bargaining chip)로 활용해 왔다"고 전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019년 5월20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재선 1주년 기념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019년 5월20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재선 1주년 기념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dczoo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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