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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올해도 치솟을 듯... 주택 공급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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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올해도 치솟을 듯... 주택 공급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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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2026년 최대 4.2% 상승 전망
수도권 전셋값은 3.8% 상승
신축 공급 여전히 부족할 듯


31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스1

31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스1


지난해 서울에 분양된 주택 물량이 전년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축 아파트가 귀해진 결과, 올해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31일 공개한 정기 주택 통계에 따르면 11월 서울에 분양된 주택은 없었다. 전년 11월 5,506호가 분양된 것과 대조적이다. 작년 1월부터 집계한 연간 누적 물량도 1만2,219호로 전년 같은 기간 2만6,084호보다 53.2% 줄었다.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수요 억제책을 연달아 내놓은 결과, 주택 수요가 크게 움츠러든 것으로 풀이된다.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는 4,395건으로 전월(1만1,041건)보다 60.2%나 줄었다. 수도권(2만7,697건) 역시 같은 기간 감소폭이 30%에 달했다. 규제 영향이 덜한 비수도권(3만3,710건)은 12.1% 늘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서울에서는 올해도 집값 상승세가 강하게 유지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거래가 활발해질지는 미지수지만 가격 자체는 오른다는 분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최근 공개한 2026년 전망에서 서울 주택 매매가가 4.2%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과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은 각각 수도권 주택 매매가가 2% 오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집값 양극화 현상이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연구소별 2026년 비수도권 집값 변동률 전망치는 주산연 0.3%, 건산연 마이너스(-)0.5%으로 나타났다. 건정연은 1% 안팎 하락하거나 변동이 적다고 예측했다. 주산연은 전셋값도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4.7%, 3.8% 오르는 반면, 비수도권은 1.7% 상승에 그친다고 전망했다. 주산연은 정부 부동산 대책이 수도권 주택 시장을 다소 안정시킬 수 있다면서도 "공급 부족이 누적돼 수도권 주택 시장은 전반적으로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2, 3년간 누적된 신축 주택 공급 부족이 수도권 주택 시장을 흔드는 형국이다. 주산연은 올해 수도권 주택 준공 물량이 예년의 평균(27만 호) 절반 수준인 12만 호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전국 준공 물량도 작년(34만2,000호)보다 대폭 줄어든 25만 호로 예상했다.


다만 정부가 공공주택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을 가속하는 점은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 신호다. 주산연은 올해 수도권 분양 물량을 작년(12만 호)보다 늘어난 12만5,000호로 예측했다. 실제 1~11월 수도권 인허가 물량도 작년(14만627호)이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작년 1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6만8,794호)의 대다수(5만2,259호)가 비수도권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도권 주택 공급 보릿고개를 넘는 것이 주택 시장 안정의 핵심 과제다.

국토부는 도심 유휴부지 활용,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추가 해제 방안 등을 거론하며 올해 초 추가 공급 대책 발표를 예고한 바 있다. 공급 불안이 해소될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