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호 기자]
애니메이션 원작의 뮤지컬 〈라이온 킹〉을 '아이들만 보는 공연'이라고 누구도 여기지 않는다. 세대를 가리지 않고 가족이 함께 감상하는 작품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 창작 뮤지컬이 우리나라에도 한 편 나올 때가 되지 않았을까?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푸른 사자 와니니〉는 그 고민에서 나왔다.
창작 뮤지컬 〈푸른 사자 와니니〉가 12월 30일(화)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프레스콜 행사를 진행했다.
애니메이션 원작의 뮤지컬 〈라이온 킹〉을 '아이들만 보는 공연'이라고 누구도 여기지 않는다. 세대를 가리지 않고 가족이 함께 감상하는 작품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 창작 뮤지컬이 우리나라에도 한 편 나올 때가 되지 않았을까?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푸른 사자 와니니〉는 그 고민에서 나왔다.
창작 뮤지컬 〈푸른 사자 와니니〉가 12월 30일(화)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프레스콜 행사를 진행했다.
공연 하이라이트 시연은 '전막 관람' 욕구를 불러냈다. 강렬한 오프닝을 시작으로 캐릭터 감정을 살린 넘버와 가사, 극적 흐름이 분명한 장면 전개, 영상 활용, 긴장감을 높이는 전투 장면이 차례로 펼쳐졌다.
씬마다 더블캐스트와 쓰리플캐스트 주역들이 각기 다른 조합으로 무대에 올라 작품의 스케일과 매력을 압축해 보여줬다. 와니니 역은 김유리, 윤선희, 마디바 역은 구옥분, 김수정, 어린 와니니 역은 박윤솔, 설유빈, 유다연, 어린 말라이카 역은 문세윤, 차서은이 연기했다.
잠보 역은 박찬양, 말라이카 역은 최현진, 다다 역은 송하영, 하이에나 역은 전우용, 늙은개코원숭이 역은 조흠, 랄라 역은 박인서, 표범&싱가 역은 유경민, 지라니&무투 역은 강형두, 우야마 역은 정맑음이 원스캐트로 연기했다.
기자 간담회에는 총괄 프로듀서 박명우, 연출 진영섭, 작곡·가사 김혜성, 극본 김수아 등 창작진과 배우 문세연, 김유리, 박윤솔, 최현진, 구옥분, 권민수, 박찬양이 참석해 작품에 담긴 메시지와 준비 과정을 공유했다.
우선, 창작진들은 입을 모아 〈푸른 사자 와니니〉가 '아동 뮤지컬'의 범주에 머무르지 않으며 전연령대가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박명우 총괄 프로듀서의 한 마디가 '가족 뮤지컬'에 관한 선입견을 전환시켰다.
"해외에서는 우리가 흔히 가족 뮤지컬이라고 부르는 작품들을 그냥 뮤지컬로 받아들입니다. 한국에서는 가족 뮤지컬이라고 하면 영유아 대상 콘텐츠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은데, 〈푸른 사자 와니니〉는 온전한 의미의 가족 뮤지컬을 만들고 싶었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연령이 각자 다른 질문과 해답을 가져갈 수 있고, 각자의 언어로 감동할 수 있는 공연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고 덧붙였다.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박 프로듀서는 "초등학교 권장 도서라서 아이에게 읽어주게 됐는데, 책을 읽는 과정에서 아이가 던지는 질문이 정말 많았습니다. 아이는 아이대로 답을 내놓고, 저는 저대로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와 어른이 함께 감동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품이 많지 않은데, 공연이라는 형식이라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고 밝혔다.
진영섭 연출은 작품이 기존 동물 서사 작품들과 방향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연이 시작되면 〈라이온 킹〉 같은 작품들과 비교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작품들이 권력이나 계승을 기본 축으로 삼고 있다면, 〈푸른 사자 와니니〉는 내면의 성장을 따라가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암사자 무리 안에서 자라나는 와니니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무대 구성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진 연출은 "어린 암사자 와니니의 심리와 성장 과정을 길을 따라가듯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습니다"며 "그래서 초반과 마지막 장면이 서로 닿아 있기를 바랐습니다"고 말했다.
주요 넘버는 캐릭터의 심정과 상황을 객석에 그대로 전했다. 특히 와니니만의 입장이 아니라 리더이자 할머니 마디바의 입장도 충분히 전해졌다. 무대를 본 김혜성 작곡가는 '배우의 힘'을 느꼈다고 밝혔다. 첫 곡이자 마지막 곡인 '푸른 사자 와니니'를 가장 애착 가는 곡으로 꼽은 그는 "대본을 처음 받고 쓴 곡이고, 쇼케이스 때 배우들이 합창을 불렀을 때의 전율과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며 "AI 시대에도 사람들이 극장에 모여 함께 노래할 때 생기는 힘은 계속 이어질 거라고 느꼈습니다"고 말했다.
캐릭터별 음악에 대해서는 더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김 작곡가는 "이 작품은 아이들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 이야기이자 우리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음악을 썼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틀린 삶은 없고, 각자의 시기가 다를 뿐이라는 것, 언젠가 자신의 시기가 왔을 때 지금의 아픔과 비교가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고 말했다.
김수아 극본가는 원작을 무대화하며 가장 중요하게 붙든 지점으로 '시선'을 꼽았다.
그는 "원작을 무대화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사건이나 줄거리를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어떻게 담아낼지였습니다"고 말했다. 특히 와니니에 대해서는 "와니니는 완성형 캐릭터가 아닙니다. 처음부터 훌륭하거나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세상에 질문하며 선택을 거듭하는 인물입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과정을 관객이 함께 느낄 수 있기를 바랐고, 그 시선을 가장 따뜻하게 담아내고자 했습니다"고 덧붙였다.
배우들의 발언에서는 이 작품이 배우 개인에게 남긴 변화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와니니 역의 김유리는 "와니니는 스스로 성장하고, 성장하는 방식을 선택하며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며 "'와니니다움'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했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연습 과정에서 와니니가 성장하는 모습을 따라가며, 저 역시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고 밝혔다.
어린 말라이카 역의 문세연은 "작고 연약했던 말라이카가 무리를 이끄는 암사자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나답게 한 걸음씩 나아가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고 말했다.
어린 와니니 역의 박윤솔은 '인생'의 깨달음을 전했다. "제가 13년 동안 제 인생을 살아오면서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제가 하고 싶은 말이나 행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적도 있었는데 이 작품을 준비하게 되면서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저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 것 같습니다."고 전했다.
마디바 역의 구옥분은 간담회 분위기를 밝게 이끌었다. 그는 "이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개인적인 성격과 달리 강하고 위압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고 말하며 후배 배우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이 캐릭터의 참고 지점은 진영섭 연출님이었습니다. 책임이 크고 외로운 자리지만, 굉장히 따뜻한 분이거든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책임과 외로움이 공존하는 위치에 대한 이해가 연기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고 설명했다.
마디바 역의 구옥분은 간담회 분위기를 밝게 이끌었다. 시연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를 선보인 그는 자신의 캐릭터를 "CEO"라고 표현하며 자신이 해석한 캐릭터를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인 성격과 달리, 강하고 위압적인 인물을 표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말하자 후배 배우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어서 "진영섭 연출자를 캐릭터를 떠올리는 참고 지점으로 삼았다"고 덧붙이자, 이를 들은 진 연출이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현장은 다시 한 번 웃음으로 채워졌다. 그러면서도 "책임과 외로움이 공존하는 위치에 대한 이해가 연기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산테 역의 권민수는 이 작품을 '나다움'에 대한 이야기로 받아들였다. 그는 "나다움은 혼자만의 의지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군가가 나다운 모습을 인정해 주고 받아들여 주는 환경이 필요합니다"고 말했다. 이어 "사자가 무리의 동물이라는 설정은, 이 이야기가 함께 성장하는 드라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고 덧붙였다.
잠보 역의 박찬양은 캐릭터의 밝음 이면을 짚었다. 그는 "잠보의 밝음은 생존을 위한 방식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밝음 안에 숨은 상처와 감정을 함께 표현하고 싶었습니다"고 말했다.
말라이카 역의 최현진은 "어린 말라이카와 성인 말라이카가 하나의 인물로 이어져 보이길 바랐습니다. 그 감정이 끊기지 않도록 고민했습니다"고 전했다.
간담회 말미에서 박명우 프로듀서는 다시 한 번 작품의 출발점을 강조했다. 그는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경험이 출발점이었습니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감동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었습니다"고 말했다.
진영섭 연출은 관객에게 전하는 말로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그는 "이 작품은 볼거리와 들을 거리가 충분한 공연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의 질문을, 부모에게는 부모의 질문을, 청년들에게는 자신의 현재를 돌아볼 수 있는 질문을 남길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푸른 사자 와니니〉는 사자의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결국 관객 각자가 자기 자신에게 던지게 되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프리뷰 현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한국 창작 뮤지컬'답게, '푸른 사자 와니니'답게, '에이엠컬처'답게 만들었다는 자부심이었다.
〈푸른 사자 와니니〉는 2026년 1월 3일(토)부터 25일(일)까지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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