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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탈팡’ 현실화에 쿠팡 韓법인 ‘첫 배당’ 기대감 꺾이나

이데일리 이건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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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탈팡’ 현실화에 쿠팡 韓법인 ‘첫 배당’ 기대감 꺾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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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잉여금 쌓는 등 배당 기대감 높였으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불확실성 확대
재원 활용 보수적 접근 가능성…FI 회수도 늦어질 듯
이 기사는 2025년12월30일 17시34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한국법인의 첫 배당을 둘러싼 기대감에도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 초 누적 결손금을 모두 해소하고 천문학적인 이익잉여금을 쌓으며 배당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이용자 이탈과 사업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배당 시점을 둘러싼 시장의 시각도 한층 조심스러워지는 분위기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쿠팡 한국법인의 배당 기대감이 높아진 시점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하면서 단기간 내 배당이 이뤄지기보다는 신중한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해 결손금을 완전히 털어내고 3조5000억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을 쌓았지만 이번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배당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쿠팡 한국법인이 비교적 단기간 내에 배당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쿠팡 한국법인이 흑자전환에 더해 주식발행초과금 등을 활용해 이익잉여금을 쌓으며 충분한 배당 여력을 갖춘 상태이기 때문이다.

쿠팡 한국법인은 설립 이후 단 한 차례도 배당에 나선 바 없다. 시장 영향력 확대 차원에서 공격적인 물류 투자와 마케팅 비용 집행을 이어온 영향으로 적자가 지속돼 배당 논의 자체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쿠팡은 누적 적자로 지난 2022년 말 기준 5조원에 달하는 결손금을 쌓았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3조5083억원에 달한다. 1년 만에 3조8675억원(2023년 말 기준)에 달했던 결손금을 모두 털고도 3조5000억원 규모의 이익잉여금을 추가로 쌓은 셈이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배당이나 재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내부 유보 자금을 의미한다. 쿠팡이 결손금을 모두 해소하고 이익잉여금을 쌓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여기에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 쿠팡Inc에 투자한 다수의 재무적 투자자(FI)가 아직 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했다는 점도 배당 기대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 통상 FI는 투자금 회수를 전제로 자금을 집행하는 성격이 강하다.


이는 결손금 해소 이후 배당 가능성이 거론된 배경에 FI의 존재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 이유기도 하다. 쿠팡Inc의 주요 주주로는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를 비롯해 미국 그린옥스 캐피탈, 인도 매버릭 홀딩스 등 다수의 FI가 포진해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이용자 이탈과 여론 악화로 배당 여부를 예단하기는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쿠팡이 사업 안정성 확보와 개인정보 사태 수습을 위해 재원 활용에 나서면서 배당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쿠팡 한국법인은 전날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에게 총 1조 6850억 원 규모의 구매 이용권을 지급한다는 보상안을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쿠팡 앱 사용을 중단한 고객 비율은 10.7%로 집계됐다. 올해 12~2월 누적 이탈률도 1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도 이용자 이탈이 매출 성장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재무적으로는 배당을 검토할 수 있는 위치에 들어선 것은 맞다”면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불확실성이 부각되는 국면에서 단기간 내 첫 배당을 결정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범위가 3300만건 이상이라고 밝혔다. 앞서 쿠팡은 정보 유출 피의자인 전 직원을 자체 조사한 결과, 계정 3000개만 저장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