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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대표, 사과 대신 고성... 책상 치며 “그만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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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대표, 사과 대신 고성... 책상 치며 “그만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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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서 의원들과 수차례 충돌
동시통역기 사용 놓고도 기싸움
판촉 쿠폰 비판엔 “전례 없는 보상”
“정상적이지 않다.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그만합시다(Enough)!”

30일 ‘쿠팡 사태 연석 청문회’에 출석한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 대표 입에선 사과가 아닌 고성이 터져 나왔다. 그는 “쿠팡에서 정보 유출자와 접촉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정부가 우리에게 지시했다”는 답변만 반복하며, “왜 이 사실을 감추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불출석한 채 치러진 이날 국회 청문회는 쿠팡 측의 적반하장식 태도와 국회 의원들의 추궁이 충돌하며 고성이 오갔다.

이날 국회는 로저스 대표의 통역사가 지난 청문회에서 발언을 윤색해 통역한 점을 문제 삼아 동시통역기를 준비했지만 로저스 대표는 개인 통역사를 고집했다.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거절하자 그는 “정상적이지 않다.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문서답으로 일관하는 그에게 의원들이 단답형 답변을 요구하자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그만하자”고 말했다. ‘1인당 5만원 이용권’이 사실상 판촉 행위에 불과하다는 질타에 로저스 대표는 “전례가 없는 보상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추가 보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최대 쟁점은 쿠팡이 유출 용의자를 직접 만난 경위였다. 로저스 대표는 “여러 차례에 걸쳐 국정원이 피의자와 연락하기를 요청했다”며 “국정원의 지시·명령이 있었으며 구체적인 직원의 이름도 의원실에 밝히겠다”고 했다. 반면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국정원은 노트북·데스크톱 등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이송을 도왔을 뿐”이라며 쿠팡에 단독 조사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국정원이 로저스 대표에 대한 위증죄 고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보 유출자가 약 3000개 계정의 고객 정보만 실제 저장했고, 이를 모두 삭제했다’는 쿠팡 측 주장에 대해서도 배 부총리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3300만건 이상의 이름, 이메일이 유출됐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 민관 합동 조사단에서 이 사실을 확인했다”고 못 박았다. 배 부총리는 ‘제3자 유출이 없다’는 쿠팡 측 주장에 대해서도 “노트북·컴퓨터 외에 클라우드에 정보를 올렸을 수도 있기 때문에 모든 분석이 끝난 뒤 조사 결과를 발표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쿠팡에 대해 “사회적 책임에 있어서는 정말 빵점인 것 같다”며 “쿠팡의 시장 지배적 사업자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되면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된다. 주 위원장은 김범석 의장의 ‘동일인(총수)’ 지정 재검토도 시사했다. 지금까지 김 의장이나 친족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해서 동일인 지정 예외 조건을 만족한다고 봤는데, 김 의장의 동생이 고액 연봉 임원으로 재직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를 원점에서 다시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쿠팡은 29일(현지 시각)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피해 규모가 3000건에 불과하고 소비자 배상 프로그램으로 12억달러 규모 바우처를 지급한다’ ‘자체 조사가 (한국) 정부의 직접적인 지휘(express direction of government)에 따른 것’이라고 공시했다. 한국 정부의 반박을 뺀 채 유리한 측면만 서술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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