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연 감독. 사진=KOVO |
[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드디어 이겼다. 페퍼저축은행이 9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페퍼저축은행 배구단은 30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진에어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의 3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대1(21-25, 25-20, 25-21)로 승리했다.
11월 18일 현대건설전 3대1 승리 이후 내리 9연패에 빠져있었던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마지막으로 치른 경기에서 감격의 연패 탈출을 해냈다.
조이가 혼자서 32득점을 올리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시마무라도 16득점으로 공격의 힘을 보탰다. 이날 페퍼저축은행의 팀 공격성공율은 43.70%으로 32.60%에 그친 GS칼텍스를 앞질렀다.
공격에서는 6득점에 그쳤지만, 베테랑 박정아는 이날 실바를 결정적인 상황마다 잡아내며 수비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연패 기간 동안 승점 1점 추가에 그칠 정도로 팀 분위기가 처져있었던 페퍼저축은행은 이날만큼은 승부처도 이겨내는 힘을 발휘했다.
경기 후 장소연 감독은 "첫번째로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연패 기간 동안 다들 많이 힘들었는데"라고 고마움을 표현하다 북받치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한참동안 눈물을 흘렸다. 페이퍼로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리던 장 감독은 "힘든 순간 선수들이 잘 버텨줘서 고맙다"며 다시 힘겹게 입을 뗐으나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추스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인터뷰실 자리를 떠나 바깥에서 눈물을 흘렸다. 연패 기간 동안 감독의 마음 고생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더이상 인터뷰를 이어가기 힘들었던 상황. 인터뷰 종료로 장소연 감독의 연패 탈출 소감은 다음 기회에 들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날 경기전 장소연 감독은 굳은 표정이지만 최대한 덤덤하게 경기를 준비했다. 장 감독은 "왜 졌는지 스태프들과 같이 논의하고, 복기는 분명히 하고 있다. 연패 기간이 길어지다보니까 기술적인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전체적으로 위축되는 모습이 느껴진다. 점수를 내야 할때 범실이 나온다"면서 "결국 조이 뿐만 아니라 전체가 다같이 해줘야 한다. 패배가 계속 이어지면서 선수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반복되는 세트 후반부 실수, 위축되는 모습에 대해서는 "저도 굉장히 답답한 부분이다. 1라운드에 워낙 잘해서 위닝 멘털리티가 좋아졌다는 이야기까지도 했는데, 연패 기간이 길어지면서 의식하는 부분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걸 뚫고 이겨내는 것은 선수와 스태프들이 같이 해야하는 일들이다. 어렵지만 이겨내자는 메시지를 계속 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리적 요인이 더 크다는 뜻이었다.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은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확실히 달라진 집중력을 보여줬고, 연패 탈출을 해냈다. 감독의 감정이 북받쳐오를 수밖에 없는 간절한 1승이었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