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방글라데시 민주주의 상징' 칼레다 지아 전 총리 별세

머니투데이 김종훈기자
원문보기

'방글라데시 민주주의 상징' 칼레다 지아 전 총리 별세

속보
뉴욕증시,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다우 0.2%↓
방글라데시 전쟁 영웅인 남편 지아우르 라흐만 전 대통령 피살되자 정계 입문해 군사정권 저항

칼레다 지아 전 방글라데시 총리가 2014년 총선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로이터=뉴스1

칼레다 지아 전 방글라데시 총리가 2014년 총선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로이터=뉴스1



방글라데시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방글라데시 군사 정권에 저항한 민주주의 상징 칼레다 지아 전 총리가 30일(현지시간) 사망했다. 향년 80세.

BBC,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아 전 총리가 이끌던 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BNP)은 성명을 통해 "당대표이자 민족 지도자인 지아 전 총리가 오전 6시 새벽 기도 직후 별세했다"고 밝혔다.

지아 전 총리는 지난달 말 병원에 입원하기 직전까지 내년 2월 방글라데시 총선에서 유세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입원 생활을 하면서 계속해서 건강이 악화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사흘 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지아 전 총리의 장례식은 31일 열릴 예정이다.

지아 전 총리는 남편 지아우르 라흐만 전 대통령이 1981년 군사 쿠데타로 암살당한 이후 정계에 입문했다. 방글라데시의 전쟁 영웅인 라흐만 전 대통령은 생전 지아 전 총리를 "수줍은 아내"라고 묘사했다. 방글라데시 민주화를 꿈꿨던 남편이 피살되자 지아 전 총리는 BNP에 입당해 군사 정권 반대 운동을 벌였다.

군사 정권 반대 활동을 하면서 여러 차례 가택 연금을 당했고, 이 과정에서 '타협하지 않는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다. BNP는 1990년 방글라데시 군사 정권이 붕괴되고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했고 지아 전 총리는 총리로 첫 취임했다. 방글라데시 역사상 최초의 여성 지도자였다.


이후 30년 동안 지아 전 총리는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와 라이벌 관계였다. 하시나 전 총리는 지난해 대학생 시위를 유혈 진압한 혐의로 지난달 현지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지아 전 총리는 2001년 부패 혐의에 휩싸였고 2009년 하시나 전 총리에게 정권을 내줬다. 하시나 전 총리는 그 뒤로 15년 동안 집권했다.

지아 전 총리는 하시나 정권 아래서 고초를 겪었다. 지아 전 총리는 2018년 부패 혐의로 구속됐고 BNP 지도부는 투옥되거나 해외로 피신했다. 지아 전 총리는 2019년 관절염, 당뇨병을 이유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건강 상태를 고려해 가택 연금 상태로 전환됐다. 지난해 하시나 정권이 실각하고 나서야 자유의 몸이 됐다.

현재 방글라데시 임시 총리를 맡고 있는 무함마드 유누스는 지아 전 총리의 부고에 "지아 전 총리는 민주주의의 상징"이라며 애도했다.


BBC 등 외신들은 지아 전 총리의 아들인 타리크 라흐만이 유력한 차기 지도자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라흐만은 런던에서 망명 생활을 하다 이달 방글라데시로 귀국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