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홀딩스 올해 1809% 뛰어
씨어스테크·로보티즈도 등극
로봇 등 첨단 기술주들 초강세
"유동 주식 적어 변동성 경계해야"
씨어스테크·로보티즈도 등극
로봇 등 첨단 기술주들 초강세
"유동 주식 적어 변동성 경계해야"
올해 국내 증시에서 연초 대비 주가가 10배 오른 ‘텐배거(ten bagger·10배 이상 수익률을 달성한 주식)’ 종목이 세 곳 나왔다. 텐배거 종목이 하나도 없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인공지능(AI)·로봇 등 첨단기술 테마가 강세를 보이며 초고수익 종목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주가가 900% 이상 상승한 종목은 코스닥 상장기업인 원익홀딩스(030530)(1809.80%), 씨어스테크놀로지(458870)(1137.87%), 로보티즈(108490)(1052.78%)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 증시에서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 제닉(123330)의 상승률은 537.50%에 그쳤다.
올해 상승률 1위 원익홀딩스는 연초 주당 255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1년 동안 무려 20배 가까이 오르며 이날 4만 8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로봇 자회사 원익로보틱스가 메타의 AI 연구 조직과 로봇 기술 협력에 나섰다는 점이 알려지며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됐다. 아울러 계열사 원익IPS가 삼성전자 반도체 장비 공급망에 포함된 점도 상승 흐름에 힘을 보탰다. 단순 로봇 테마를 넘어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과 반도체 밸류체인 연결성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낸 셈이다.
지난해 6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의료 AI 기반 환자 모니터링 솔루션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기대가 급격히 커졌다. 병원 현장에서의 실제 기술 적용 사례가 늘어나면서 의료기관 도입을 통한 사업 지속성이 주목받았고 이에 따른 성장 가능성이 주가에 반영됐다. 로보티즈는 로봇 핵심 부품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화·서비스 로봇 분야에서의 사업 확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았다. 피지컬 AI가 차세대 산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산업 육성 정책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대표 수혜주로 거론됐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부동산 개발 테마주로 떠오른 동양고속(084670)·천일고속(000650)이 각각 300원, 7000원 차이로 텐배거 등극에 실패했다. 두 종목 모두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 재개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최근 두 달간 10차례 넘게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하반기 들어 주가가 빠르게 뛰었다. 다만 이후에는 추가적인 재료가 제한된 상황에서 등락을 거듭했고 연말 들어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상승세가 둔화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9일 두 종목 모두 과도한 오름세로 투자 위험 종목에 재지정됐고 해제 여부 판단은 내년 1월 6일에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이들 종목을 두고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유동 주식 수가 많지 않은 중소형 종목의 경우 수급 쏠림에 따른 주가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기대감으로 오른 테마형 종목들의 경우 상승분이 언제든 반납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실적 가시성과 사업 성과”라고 말했다.
장문항 기자 jm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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