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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자동차 판매 1위 국가…일본이 아니라 중국

매일경제 김혜순 기자(hskim@mk.co.kr),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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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자동차 판매 1위 국가…일본이 아니라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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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올해 17% 증가 예상”
일본, 20년 넘게 지키던 자리 내줘
中 내수시장 공급과잉 할인 경쟁 치열
수출서도 저가 공세…통상마찰 가능성


중국 전기차 BYD(비야디) 승용 브랜드 국내 공식 출범을 알리는 미디어 쇼케이스가 열리고 있는 모습. 매경DB

중국 전기차 BYD(비야디) 승용 브랜드 국내 공식 출범을 알리는 미디어 쇼케이스가 열리고 있는 모습. 매경DB


2025년 신차 판매에서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세계 판매 1위에 오를 전망이다. 미국을 제치고 20년 넘게 1위를 지켜온 일본 자동차는 2위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저가 전기차(EV)를 앞세운 중국의 공세가 본격화되면서 세계 각국 정부와의 통상 마찰을 겪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2025년 중국 자동차 제조사의 세계 판매량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약 2700만 대로 예상된다. 중국은 이미 2023년 자동차 수출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으며 2025년에는 전체 판매 대수에서도 처음으로 정상에 오를 전망이다.

이번 집계는 2025년 1~11월 각 완성차 업체의 발표 자료와 S&P 글로벌 모빌리티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상용차를 포함한 신차 판매를 대상으로 했으며 국내와 해외 판매를 모두 포함했다.

중국 성장의 중심은 내수 시장이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V) 보급을 적극 지원한 결과 승용차 판매에서 친환경차 비중은 60%에 근접했다. 중국 제조사 판매의 약 70%는 자국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반면 일본 자동차 제조사의 2025년 세계 판매량은 약 2500만 대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일본은 2018년 약 3000만 대로 정점을 찍은 뒤 성장세가 둔화됐다. 2022년 약 800만 대였던 중국과의 격차는 불과 3년 만에 역전됐다.

다만 중국 시장 내에서는 공급 과잉으로 가격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최대 업체인 BYD도 할인 판매에 나섰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1~11월 신에너지 승용차 판매의 23%가 2000만~3000만 원대(10만~15만 위안) 가격대에 집중됐다. 내수 경쟁 심화에 따라 중국 업체들은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으며 이른바 ‘저가 수출(디플레이션 수출)’이 늘고 있다.

중국차는 일본 브랜드가 강세를 보였던 동남아시아에서도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아세안 지역 중국차 판매는 전년 대비 49% 증가한 약 50만 대로 집계됐다. 도요타 태국 법인에 따르면 태국 신차 시장에서 일본차 비중은 11월 기준 69%로, 약 5년 전 90% 수준에서 크게 하락했다.

유럽에서도 중국차 판매는 전년 대비 7% 늘어 약 230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나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 PHV 수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32% 늘어난 23만 대, 중남미에서는 33% 증가한 54만 대로 신흥국에서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부상에 따라 통상 마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중국산 전기차에 1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EU 역시 최대 45.3%의 추가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EU는 소형 전기차에 대한 별도 규격을 도입해 역내 생산을 유도하는 등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동남아와 유럽에서 판매가 줄었고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신흥 업체에 점유율을 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식 생산·개발 방식을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 닛산은 중국 주도로 개발한 저가 전기차를 수출하고 있으며, 도요타는 동남아에서 중국 부품 업체 조달을 확대해 원가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닛케이는 “내년은 중국차와 일본차의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가격과 판매량에서 앞선 중국차에 맞서기가 쉽지 않아 자동차 업계가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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