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하시고요. 동시통역기를 사용해 주십시오.”(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저는 제 통역사를 사용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헤럴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 국회 연석 청문회에서 동시통역기 사용 여부를 두고 최 과방위원장과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 간 충돌이 벌어졌다. 최 위원장이 로저스 대표가 대동한 개인 통역사가 통역한 내용을 문제 삼으며 국회가 준비한 동시통역기를 착용하라고 말하자, 로저스 대표가 자신의 통역사에게는 문제가 없다며 이를 거부한 것이다. 약 6분간 이어진 소란 끝에 로저스 대표는 한쪽 귀에 동시통역기를 착용하고, 다른 한쪽 귀로는 개인 통역사와 소통하며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저는 제 통역사를 사용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헤럴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 국회 연석 청문회에서 동시통역기 사용 여부를 두고 최 과방위원장과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 간 충돌이 벌어졌다. 최 위원장이 로저스 대표가 대동한 개인 통역사가 통역한 내용을 문제 삼으며 국회가 준비한 동시통역기를 착용하라고 말하자, 로저스 대표가 자신의 통역사에게는 문제가 없다며 이를 거부한 것이다. 약 6분간 이어진 소란 끝에 로저스 대표는 한쪽 귀에 동시통역기를 착용하고, 다른 한쪽 귀로는 개인 통역사와 소통하며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최 위원장은 로저스 대표에게 동시통역기 착용을 요구하며 그의 개인 통역사의 앞선 통역 내용을 두고 지적을 이어갔다.
최 위원장은 “옆에서 통역하시는 분, 지난번에 왔던 분이죠? 잠깐 나와 보시라”며 로저스 대표 개인 통역사를 불러낸 뒤, “지난번에 쿠팡이 중소상공인들에게 대출을 해 주는데 그 대출 이자율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그때 로저스씨가 ‘로이스트 레이트(lowest rate·최저 금리)’라고 답변했는데, 그때 어떻게 통역했냐”고 물었다.
이에 통역사가 “낮은 편에 속한다고 했던 것 같다”고 답하자, 최 위원장은 “아니,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며 “그렇게 통역하면 안 된다”고 질책했다.
최 위원장은 로저스 대표를 향해 “동시통역기 빨리 차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저 통역사가 의원들의 질의를 전달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들어왔다”고 했다. 통역사를 향해서는 “그렇게 윤색해서 통역하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동시통역기 착용 요구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러자 로저스 대표의 항의가 이어졌다. 로저스 대표는 “제가 제 통역사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냐”며 “그게 맞냐”고 물었다.
최 위원장은 이런 로저스 대표의 항의를 중단시켰다. 그러곤 “동시통역기를 사용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로저스 대표가 “저는 제 통역사를 사용하겠다. 감사하다”고 답하면서 동시통역기 사용을 둘러싼 설전은 이어졌다. 로저스 대표는 “저는 제 통역사의 대동을 허락받았고, 제 통역사는 유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쿠팡에서 통역하기 전에 유엔에서도 통역했고, 자질이 충분하기 때문에 저는 제 통역사를 사용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이를 거절했다. 그러면서 “혼자 그러지 마시고. 저 통역사,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윤색해서 통역했기 때문에 저희가 동시통역까지 준비한 것”이라며 “동시통역기 착용하라”고 했다.
로저스 대표는 “동시통역은 제 통역사를 통해 듣고 있다”며 “제가 허가를 받았다”고 맞섰다.
길어지는 대화에 국회 과방위원인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이 개입했다. 그는 “로저스씨가 뭘 대단히 착각하고 계신 것 같은데, 통역사를 대동해서 다른 서비스를 받든 말든 그건 알아서 하라”며 “로저스씨는 증인이기 때문에 우리 국회에서 하는 얘기를 그대로 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어 “국회가 동시통역 시스템을 통해서 우리의 의사를 전달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거는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따라야 할 의무”라고 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국회를 존중하고 대한민국 법 체계를 존중하면 동시통역기를 차라”며 “그 이외에 부가적인 도움을 본인의 통역사로부터 듣든 말든 그건 아무 관심이 없다”고 했다.
최 위원장 역시 “일단 동시통역기를 차라. 그리고 도움을 받든지 하라”고 했다. 이어 “로저스씨, 지금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데, 우리가 개인 통역을 허용한 이유는 지금 한국인 변호인이 대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로저스 대표가 “이것은 정상적이지 않다.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등 반박하자, 최 위원장은 “뭐 하는 거냐. 조용히 하라”고 했다.
이어 “그 이의 제기, 적절하지도 않고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 통역을 허용한 이유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권리 차원에서 허용한 것”이라며 “(로저스 대표가) 외국인 변호사를 대동하겠다고 했는데, 이중으로 소통이 잘 안 될 것 같아 불허했다. 그래서 한국인 변호사가 대동해 있기 때문에 한국인 변호사 용으로 개인 통역을 허용한 것”이라고 했다.
결국 로저스 대표가 동시통역기를 착용하면서 충돌은 마무리됐다. 로저스 대표는 왼쪽 귀에 동시통역기를 착용하고, 오른쪽 귀로 개인 통역사와 소통하며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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