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휩싸였던 3대 특검 수사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한 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오전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브리핑룸(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입장하고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180일간 수사를 벌여 총 66명을 기소했다. 그 중 김 여사 등 20명을 구속했다./ 고운호 기자 |
민중기 특검이 지난 28일 6개월 동안의 수사를 마치면서, 전(前) 정부 관련 의혹을 수사한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 해병)이 총 126명(중복 제외)을 기소하고 마무리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이자 ‘V0’로 불린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한 민중기 특검팀은 수사 개시 41일 만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등의 혐의로 김 여사를 구속했고, 그를 3억7725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매관매직’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다.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수사한 조은석 특검팀은 지난 3월 법원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됐던 윤 전 대통령을 124일 만에 다시 구속했다.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을 맡은 이명현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이른바 ‘VIP 격노설’ 실체를 규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 전 대통령은 3대 특검에서 모두 7차례 기소됐다. 그러나 3대 특검을 둘러싸고 별건·강압 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민중기 특검은 편파 수사 논란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받고 있고, “특검을 특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그래픽=양인성 |
◇민중기 특검 둘러싼 강압·편파 수사 논란
민중기 특검은 6개월간 수사를 통해 20명을 구속하는 등 총 66명을 기소했다. 특검법상 수사 대상도 16개로 방대했고 수사 인력도 255명으로 내란(231명)과 해병(131명) 특검보다 많았던 만큼, 3대 특검 중 가장 많은 인원을 기소했다.
민중기 특검을 둘러싼 논란도 많았다.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 10월 피의자 조사를 받은 경기 양평군청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수사팀의 회유와 강압이 있었다”는 내용의 자필 메모와 유서를 남겼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조사했던 파견 경찰관 4명을 고발 또는 수사 의뢰했다.
민중기 특검은 통일교의 ‘정교 유착’ 의혹을 수사하며 더불어민주당 관련 진술을 받고도 수사를 뭉개 논란을 빚었다. 지난 8월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 전현직 의원에게도 금품을 전달했다”는 통일교 간부의 진술을 확보해 놓고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4개월 동안 수사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국민의힘은 민 특검을 고발했고, 공수처는 지난 26일 특검 사무실을 압수 수색했다.
‘별건 수사’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구속된 20명 중 절반이 넘는 11명이 김 여사와 무관한 혐의로 기소됐다. 예컨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을 수사하며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한 국토교통부 서기관 김모씨는 용역업체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 10월 구속해 놓고, 2개월 뒤 직권남용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민중기 특검을 둘러싼 불법 의혹도 불거졌다. 민 특검이 과거 고교 동문이 대표인 태양광 소재 업체 네오세미테크 비상장 주식을 매입했다가, 상장 후 거래 정지 직전 매도해 1억원대 수익을 거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민 특검은 “증권사 직원이 권유해 매도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매도 시점 등을 밝히지 않아 논란을 키웠다.
◇내란·해병 특검은 ‘무리한 영장’ 청구
조은석 내란 특검은 구속 4명을 포함해 27명을 기소했다. 내란 특검은 지난 15일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10월 이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했고, 입법권과 사법권까지 독점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외환 혐의 수사 과정에서 주한 미군과 한국 공군이 함께 쓰는 경기 평택 오산 기지를 압수 수색해 미군 측의 반발을 샀다. 주한 미군이 한국 외교부에 “특검이 주한 미군 지위 협정(SOFA)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보낸 것이다. 내란 특검은 또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로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성재 전 법무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잇따라 기각하면서 “무리한 영장 청구”란 비판을 받았다.
이명현 해병 특검은 3대 특검 중 수사 성과가 가장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50일 동안 9명에 대해 10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이 중 구속한 피의자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뿐이었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 외 32명을 불구속 기소했지만, 법조계에선 “유죄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병 특검의 출범 계기가 됐던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 규명은 사실상 실패했다. 오히려 구명 로비에 연루됐다며 참고인 신분인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과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를 무리하게 압수 수색해 개신교계의 강한 반발만 불렀다.
[유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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