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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불안에… 서울 재계약 절반이 갱신 청구권 사용

조선일보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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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불안에… 서울 재계약 절반이 갱신 청구권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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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價 크게 올라 임차인 부담 커져
올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가격이 오르며 새집을 찾기보다는 원래 살던 집에 계속 살기로 한 임차인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갱신 계약을 한 임차인의 절반은 임대료 인상이 5%로 제한되는 ‘계약 갱신 청구권’을 사용했다. 특히 월세 가격이 크게 올라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신고된 올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전체 계약 중 갱신 계약이 차지한 비율은 41.7%로 나타났다. 지난해(31.4%)보다 10%포인트 이상 확대됐다.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새집으로 이사하는 것보다는 재계약을 선택한 임차인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계약 갱신 청구권을 사용한 비율도 작년 32.6%에서 올해 49.3%로 급증했다. 계약 갱신 청구권을 사용하면 집주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전·월세 계약을 한 번 더 연장할 수 있고, 임대료 상승률을 5%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의 갱신권 사용 비율은 2023년 30%대까지 급감했다가 이후 전셋값이 상승하며 작년 하반기 이후 다시 증가 추세에 있다.

10·15 대책 발표 이후 ‘전세의 월세화’가 빨라지면서 월세 가격 상승률은 전셋값 상승률을 뛰어넘었다.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월세 수요가 증가한 탓이다. 한국부동산원 주택가격동향조사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서울 아파트 월세(보증부 월세) 가격은 누적 3.29% 올라 같은 기간 전셋값 상승률(3.06%)보다 높았다. 통상 전셋값 상승기에는 월세보다 전셋값 상승률이 높은데 이례적인 결과다. 지난해에는 전세가 5.23%, 월세가 2.86% 올랐다.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는 평균 147만6000원으로, 월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4인 가족 중위소득(609만8000원)을 고려하면 소득의 약 24%를 매달 월세로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지난해 말(134만1000원)보다 10만원 넘게 올랐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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