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지우 코스타(52, 포르투갈) 제주 신임 감독이 과거 벤투호 시절 자신들을 향해 쏟아졌던 날 선 비판들을 정면으로 정조준했다.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비난까지도 자신의 철학 속에 녹여내 제주에서 완벽한 결과로 증명하겠다는 정공법을 택했다.
29일 서울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코스타 감독은 벤투 사단의 상징과도 같았던 빌드업 축구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우리가 공 소유를 길게 가져가는 것을 두고 비판을 받았다는 것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라고 담담히 밝혔다.
코스타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사단의 일원이었다. 상대 전력을 분석하고, 감독과 같은 철학을 공유하는 수석코치로 4년 넘게 일관성 있는 축구를 펼쳐왔다.
그 결과 한국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세계 강호들을 상대로 뒤로 물러서지 않고 같이 맞서며 때로는 패스 줄기를 주도하는 경기력을 과시했다. 세계 무대에서는 당연히 수비적이어야 한다던 고정관념을 깬 벤투호는 원정 월드컵 두 번째 16강 진출의 성과를 냈다.
이제는 코치에서 벗어나 감독으로 출발하는 코스타의 눈빛은 여전히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벤투 감독과 18년을 함께하며 정립한 철학이 승리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확신했다.
주도하는 축구가 딱 맞는 옷으로 변할 때까지 과정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과정을 믿는 것"이라며 "빌리브 인 프로세스(believe in process)"를 몇 차례나 입에 올렸다. 벤투호를 향했던 비판에서 알 수 있듯이 단기간 해낼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그런데도 코스타 감독이 비판이 쏟아질 길을 걷고자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상대에게 반응하며 끌려다니는 축구로는 K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4년 전부터 지켜본 K리그에 대해 "기술이 뛰어나고 성실함은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며 "다만 경기 밸런스가 무너지는 순간이 있는데 제주는 그러지 않길 바란다. 기다리는 팀이 아니라 주도하는 팀이 되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품질을 강조했다. 코스타 감독은 "데이터는 숫자일 뿐이다. 센터백이 패스를 많이 했다는 사실보다 그 패스가 상대 밸런스를 깨는 효과적인 패스였는지가 중요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도 알고 있지만,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압도하는 우리의 철학 속에서 결과를 내겠다"라고 선언했다.
코스타 감독은 "말은 줄이고 귀를 열어 결과로 보여주겠다"며 "1월 5일부터 시작될 훈련을 통해 제주 팬들이 흥분할 수 있는 주도적인 축구를 현실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미 겪어본 비판을 동력으로 삼아 다시 한번 한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코스타 감독은 제주에서도 똑같은 빌드업 축구로 성공하려는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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