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사업자 4개월 연속 증가…KDI “쿠폰 사용 업종 매출 5% 가까이 늘어”
실질소비는 감소·연체율은 최고…“정책 소진 이후가 관건”
실질소비는 감소·연체율은 최고…“정책 소진 이후가 관건”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 한 가게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의 소비쿠폰 지급 이후 자영업 지표가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폐업 사업자 수가 넉 달 만에 1만곳 이상 줄고, 실제 영업 중인 가동사업자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내수 부진과 고금리 부담이 여전한 만큼, 일시적 ‘반짝 효과’에 그칠지 구조적 회복의 신호탄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올해 10월 폐업 사업자는 5만214개로 집계됐다. 월별 통계가 공표되기 시작한 6월(6만6662개)과 비교하면 1만6000개 이상 줄었다. 폐업 사업자는 7월과 8월 두 달 연속 감소한 뒤 9월 소폭 늘었지만, 10월 들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실제 매출 신고 등 영업 활동이 확인된 가동사업자도 증가 흐름이다. 6월 1027만5520개였던 가동사업자는 10월 1036만5773개로 넉 달 연속 늘었다.
고용 지표도 변화…도소매·숙박음식 ‘미세한 회복’
고용 지표에서도 완만한 개선 신호가 감지된다. 지난달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48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5000명 늘며 3개월 연속 증가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18만2000명으로 11만2000명 감소했지만, 업종별로는 온도 차가 뚜렷하다. 농림어업 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해당 부문에서 큰 폭의 감소가 나타난 반면, 내수와 밀접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에서는 증가세가 확인됐다.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보면 도소매업의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7월부터 증가세로 전환해 10월에는 증가 폭이 1만명대를 기록했다. 숙박·음식점업도 6월 이후 1만~2만명대 증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자영업 지표 개선은 경기 반등과 정책 효과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 경제 성장률은 올해 1분기 -0.2%에서 2분기 0.7%로 반등한 데 이어 3분기에는 1.3%를 기록하며 15분기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여기에 7월과 9월 두 차례 지급된 소비쿠폰 효과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소비쿠폰 지급 이후 6주간 쿠폰 사용 가능 업종의 매출이 지급 직전 주보다 평균 4.93% 증가했다고 밝혔다. KDI는 최근 경기 진단에서 “금리 인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가운데 소비쿠폰 등 정부 정책이 소비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실질소비 감소·연체율 최고…“버티기 국면일 수도”
다만 훈풍이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466만1000원으로 전년보다 1.5% 늘었지만, 실질 소비지출은 252만3000원으로 0.7% 줄었다. 평균소비성향도 67.2%로 1년 전보다 2.2%포인트 낮아졌다.
대외 변수도 부담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9로 전월 대비 2.5포인트 하락했다. 여전히 장기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지만, 하락 폭은 1년 만에 가장 컸다.
영세 자영업자의 금융 부담은 중·장기 리스크로 지목된다. 한은에 따르면 저소득(하위 30%) 자영업자의 2분기 대출 잔액은 141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연체율은 2.07%로 1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비쿠폰 지급으로 단기적으로 매출이 개선된 자영업자들이 있었지만, 정책 효과가 소진된 이후에도 매출 흐름이 유지될지는 불확실하다”며 “폐업자 감소 역시 구조적 회복이라기보다 정부 지원에 기대 영업을 이어가는 ‘버티기’ 국면일 가능성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