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마켓, 일차적인 디지털자산 유통창구
미래에셋이 개발 중인 디지털 월렛과 연계 가능
토큰화 증권 거래 ‘유통 플랫폼’ 구상도 지목
미래에셋이 개발 중인 디지털 월렛과 연계 가능
토큰화 증권 거래 ‘유통 플랫폼’ 구상도 지목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미래에셋그룹이 디지털자산 원화거래소 4위 코빗 인수를 추진하면서 금융권의 디지털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웹(Web)3 기반 비즈니스를 준비 중인 미래에셋은 원화거래소를 통해 일차적인 디지털자산 유통 구조를 선점하고, 실물자산토큰화(RWA) 플랫폼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9일 디지털자산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이 코빗을 인수하는 배경으로는 디지털자산 유통의 첫 관문인 ‘원화거래소 라이선스’(허가증)가 지목된다.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은 원화로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코인을 사고파는 원화마켓이 일반적이다. 원화거래소는 이용자가 디지털자산을 자신의 계좌(지갑)에 담는 첫 번째 유통 단계인 것이다. 원화거래소 라이선스를 확보한 디지털자산 거래소는 코빗을 비롯해 업비트·빗썸·코인원·고팍스 등 5곳뿐이다. 미래에셋은 거래소라는 자체 유통망을 확보해 다른 금융사보다 디지털사업 출발선을 앞당길 수 있다.
원화거래소의 역할은 디지털자산 시장 성장과 함께 더 커질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디지털자산 전반을 규율하는 기본법(업권법)이 부재해 디지털 금융 사업 모델이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디지털자산이 법적 지위를 인정받고 미국·유럽·싱가포르 등과 같이 향후 실물 결제 시장으로 확장되면, 비트코인·이더리움·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은 법정화폐를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 이용자가 원화거래소를 통해 보유한 블록체인 월렛(지갑)은 강력한 금융 기반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에셋이 코빗을 인수하게 되면, 이용자의 월렛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코빗에서 거래한 디지털자산을 자체 블록체인 월렛과 연동한 뒤 자사 금융 서비스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미래에셋그룹은 웹3 디지털화를 선언하면서 디지털자산을 담는 글로벌 블록체인 월렛을 개발하고 있다. 한 디지털자산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자체 월렛 구축에 신경 쓰고 있는데, 업비트와 빗썸을 통해서 해야 할 일을 (미래에셋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내다봤다.
RWA 플랫폼 확보도 코빗 인수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다양한 유무형 자산을 토큰화시켜 거래하는 RWA는 국채, 머니마켓펀드(MMF)를 시작으로 주식, 부동산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시큐리타이즈, 엑스스톡(xStocks) 등 토큰화 플랫폼에서 증권이 거래되면서 기존 증권사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 관련 법이 제정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토큰화 증권은 증권사 외 별도 RWA 플랫폼을 통해 유통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 다른 디지털자산 관계자는 “결국 블록체인 인프라에서 토큰화 증권이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래에셋이)미리 거래소를 선점해 유통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고 짚었다.
미래에셋그룹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은 최근 코빗의 최대주주인 NXC, 2대 주주 SK플래닛과 지분 대부분을 넘기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빗 지분은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가 60.5%, SK플래닛이 31.5%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MOU를 통해 예상되는 전체 거래 규모는 1000억~1400억원으로 추산된다. 현재는 MOU 단계로 향후 규제 승인 등을 거쳐야 하며 실사 결과나 환경 변화에 따라 계약 체결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