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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도심 하늘길 연 혈액 드론…국내 첫 장거리 의료 비행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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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도심 하늘길 연 혈액 드론…국내 첫 장거리 의료 비행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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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영 기자]

대전 도심에서 무인항공기를 활용한 장거리 혈액 배송 실증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가운데, 국군대전병원 내 비행 거점에서 민·관·군 관계자들이 실증 완료 후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대전 도심에서 무인항공기를 활용한 장거리 혈액 배송 실증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가운데, 국군대전병원 내 비행 거점에서 민·관·군 관계자들이 실증 완료 후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대전이 도심 항공물류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실험 단계에 머물던 의료 드론이 실제 도시 공간에서 작동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한 사례다.

대전시는 국토교통부와 항공안전기술원이 주관한 '2025년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을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심 환경에서 무인항공기를 활용한 장거리 혈액 배송 실증을 마쳤다.

실증은 지난 3월 국토교통부 공모 선정 이후 본격화됐다. 국군대전병원과 태경전자㈜, ㈜윌로그는 응급 상황에서 혈액과 의무물자 공급 속도와 안정성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국내 최초 도심 무인항공 혈액배송 실증 성공

국내 최초 도심 무인항공 혈액배송 실증 성공


비행은 대전세종충남혈액원에서 국군대전병원까지 이어졌다. 무인수직이착륙기(VTOL) 1대와 무인멀티콥터 1대가 투입돼 비가시권 위성항법 기반 자동비행을 수행했다. 실증 구간은 도심, 산악, 하천이 혼재된 복합 환경으로, 실제 운용 조건을 최대한 반영했다.

결과는 의미 있었다. 두 기체는 시속 약 50~79km로 35km 이상을 안정적으로 비행했다. 군·경·소방 항공기 운항이 잦은 도심 특성을 고려해 지형추종 비행 기술을 적용했고, 충돌 위험을 최소화하며 안전성을 확인했다.


상용화 때 파급효과도 분명하다. 출·퇴근 혼잡 시간대 기준 차량 이동에 약 50분이 소요되는 구간을 긴급 배송 기준 약 15분 내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응급수술이나 대량 출혈 환자 대응에서 결정적인 시간 단축이 가능해진다.


대전시는 실증을 위해 국군대전병원 내 상황실 1곳과 통제센터 2곳을 설치하고, 거점과 배달점을 잇는 4개 비행로를 구축했다. 드론안전관리시스템(SMS) 도입과 관계자 안전관리 교육을 병행하며 사전 운영 기반도 다졌다.

이 같은 준비를 토대로 9월 비행 안전성 검증을 거쳐 10월부터 본격 실증비행을 진행했다. 그 결과 모두 67회 비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 가운데 멀티콥터는 43회, VTOL은 24회 운항했다. 혈액 운송 시간은 차량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혈액과 드론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했으며 배송 정확도는 96% 이상을 기록했다.


손철웅 미래전략산업실장은 "의료용 드론 배송이 실제 현장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축적된 실증 결과와 운영 경험을 토대로 안전성과 신뢰성을 갖춘 활용 방안을 단계적으로 정교화하겠다"고 밝혔다.

국군대전병원 이국종 원장은 "민·관·군 협력으로 무인항공 장거리 혈액 배송을 완수했다"며 "혈액 검체 이송을 포함해 야전과 격오지 부대 원격진료, 고난도 치료를 뒷받침하는 항공 군수지원 체계 구축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대전의 이번 실증은 드론이 물류 실험 단계를 지나 공공의료 인프라로 진입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늘길을 활용한 응급 대응 체계가 도시 안전망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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