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이 태국에 수출한 T-50TH. /조선일보DB |
한국이 태국에 수출한 무기가 자국을 폭격했다며 국내 거주 캄보디아인들이 대한민국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다.
재한캄보디아인들은 2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국방부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태국이 지난 24일 캄보디아를 폭격하면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해 수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TH(골든이글)를 사용해 자국 영토를 침공하고 민간인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와 국회가 훈련용 방산 수출품을 공격용으로 오남용한 태국의 행위를 규탄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이 판매한 무기가 캄보디아를 침략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며 “캄보디아는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1907년 프랑스가 캄보디아를 식민지로 통치하면서 처음 측량한 817㎞에 이르는 국경선 가운데 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지점을 두고 100년 넘게 영유권 분쟁을 벌여왔다. 최근 교전이 재점화하면서 이달에만 양국에서 최소 101명이 사망하고 50만명 이상이 피란했다.
태국 공군은 성탄 전야인 24일 오전 10시쯤 캄보디아 바탐방주 바난 지역의 목표물을 향해 한국산 T-50TH로 폭탄 4발을 투하했다. 태국 공군 대변인은 “바탐방주 바난 지역 프놈 삼포브 일대 무기 저장 시설을 타격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시큐리티 아시아는 태국 공군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T-50TH가 ‘훈련 플랫폼’에서 ‘실전 운용 가능한 전투 임무 플랫폼’으로 전환돼 전시 상황에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교전 20일 만인 지난 27일 휴전에 합의했다. 양측은 병력 배치를 동결하고 이동시키지 않으며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도발적인 행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태국군 관계자는 “캄보디아가 휴전 조건을 위반할 경우 태국군은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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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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