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처음이다. 아스톤 빌라가 구단 역사상 111년 만에 공식전 11연승을 완성했다.
아스톤 빌라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첼시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빌라는 전반 37분 세트피스에서 주앙 페드루에게 선제골을 실점했지만, 후반 들어 반전을 쓰는 데 성공했다. 주인공은 바로 왓킨스였다. 그는 후반 18분 교체 투입되자마자 모건 로저스의 패스를 받아 동점골을 터트렸고, 후반 39분 코너킥 공격에서 헤더로 역전골까지 뽑아냈다.
이후 빌라는 첼시의 공격을 잘 막아내면서 승리를 챙겼다. 승점 3점을 추가한 빌라는 12승 3무 3패, 승점 39를 기록하며 3위 자리를 지켰다. 1위 아스날(승점 42), 2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40)와 격차도 다시 좁혀졌다.
구단 역사도 탄생했다. 빌라는 이번 승리로 지난달 7일 마카비 텔아비브(이스라엘)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홈 경기를 시작으로 공식전 11연승을 질주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만 8연승을 거두며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빌라가 11연승을 거둔 건 1913-1914시즌 이후 최초이자 역사상 3번째 대기록이다. 빌라는 1897년 9월과 1914년 3월에 구단 최다 연승 기록인 11연승을 달렸다. 가장 최근 기록을 살펴보면 1914년 1월 둘째 주 토요일부터 3월 중순까지 1부리그 7경기와 FA컵 4경기에서 승리하며 무적 같은 기세를 자랑했다.
그리고 올해 우나이 에메리 감독과 함께 거의 112년 만에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빌라다. 영국 '비사커'는 "빌라는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에 세웠던 역사적인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빌라는 선덜랜드, 에버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의 클럽을 상대로 돋보이는 승리를 따낸 뒤 아스날과 첼시까지 꺾으며 그들의 기량을 보여줬다"라고 주목했다.
빌라의 핵심 센터백 에즈리 콘사는 "역사를 창조하는 건 항상 특별한 일이다. 난 이곳에 오랫동안 머물렀기 때문이다. 역사를 쓰는 건 놀라운 일"이라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계속되기를 바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 빌라는 구단 역사 최초의 공식전 12연승에 도전한다. 하지만 다음 상대는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스날이다. 그것도 원정 경기. 빌라와 아스날은 오는 31일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만약 여기서 승리한다면 우승 도전도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앨런 시어러는 "시즌이 거의 절반이 지났기 때문에 빌라는 진정한 타이틀 경쟁자라고 말씀드려야 한다. 그들은 뎁스가 부족하기 때문에 우승할 거 같진 않다. 하지만 에메리 밑에선 무엇이든 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에메리의 팀은 언제 패배할지 모른다. 그렇게 끔찍한 출발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어디에 있었을까? 이 놀라운 클럽 기록을 달성하기 전까지 5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말 대단한 일"이라며 "이제 5위와는 10점 차다. 빌라가 보여주고 있는 건 프리미어리그에 정말 훌륭하고 대단한 일"이라고 극찬했다.
빌라는 올 시즌 초반 5라운드까지 3무 2패로 부진했지만, 6라운드부터 180도 다른 팀이 됐다. 4시즌째 빌라를 이끌고 있는 에메리 감독의 지도력이 모건 로저스의 성장과 맞물리면서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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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BBC, ESPN, 빌라, 스카이 스포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