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오일' AI 인프라 핵심은 인재
학생 10명당 교수 1명 고밀도 교육
기초 연구부터 실증까지 풀스택 구축
국제 대회를 우수 인재 유입 통로로
"아부다비선 어떤 시도도 가능하게"
3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칼리파대. '알고리즘'의 기원이 된 페르시아 수학자 알 콰리즈미, 첨단 기술의 '큰손'인 국영 투자사 무바달라... 아부다비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이름들이 적힌 벽면 앞으로 히잡을 두른 여성은 물론 백인과 동양인 학생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중동 최우수 대학 중 하나로 꼽히는 칼리파대에는 약 70개국 학생들이 수학하고 있다. 아부다비가 '넥스트 오일'로 점찍은 AI 산업을 뒷받침할 인프라의 중요한 한 축, 바로 인재들이다. 이날 만난 바얀 샤리프 칼리파대 교학부총장은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2007년 연구중심대학으로 설립된 칼리파대는 UAE 국가 전략을 교육과정 설계에 반영한다. AI를 특정 전공에 국한하지 않고 에너지·기후테크·헬스케어 등 국가 핵심 과제를 해결할 범용 기술로 활용하도록 교육한다. 학생들은 학부 시절부터 정부·산업 과제에 참여하며 실전 역량을 기른다. AI 개발 전 과정을 아우르는 포괄적 연구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으로 우수한 수학·공학 교수진도 확보했다. 알고리즘 설계부터 산업 적용에 이르는 '엔드-투-엔드' 연구를 지향하며 학내에 기술 상용화 전담 조직을 둔 게 효과를 봤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덕분에 교수 수가 학생 10명당 1명으로 늘어 밀도 높은 교육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칼리파대가 종합 과학기술 대학이라면 모하메드 빈 자이드 AI 대학원은 단일 분야에 집중한다. 세계 100대 AI 연구기관 출신 교수진과 전액 장학금 시스템을 바탕으로 설립 5년 만에 자연어 처리와 컴퓨터비전 분야에서 세계 10위 수준에 도달했다. UAE 국영 AI 기업 G42와 함께 아랍어 특화 대규모언어모델(LLM) '자이스'를 개발해 비(非)영어권 AI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학생 10명당 교수 1명 고밀도 교육
기초 연구부터 실증까지 풀스택 구축
국제 대회를 우수 인재 유입 통로로
"아부다비선 어떤 시도도 가능하게"
3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칼리파대의 한 벽면에 수학자 알 콰리즈미 이름이 적혀 있다. 아부다비=김태연 기자 |
3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칼리파대. '알고리즘'의 기원이 된 페르시아 수학자 알 콰리즈미, 첨단 기술의 '큰손'인 국영 투자사 무바달라... 아부다비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이름들이 적힌 벽면 앞으로 히잡을 두른 여성은 물론 백인과 동양인 학생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중동 최우수 대학 중 하나로 꼽히는 칼리파대에는 약 70개국 학생들이 수학하고 있다. 아부다비가 '넥스트 오일'로 점찍은 AI 산업을 뒷받침할 인프라의 중요한 한 축, 바로 인재들이다. 이날 만난 바얀 샤리프 칼리파대 교학부총장은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3일 UAE 아부다비 칼리파대에서 만난 메루안 데바(왼쪽부터) 컴퓨터공학과 교수, 바얀 샤리프 교학부총장, 마흐무드 알 쿠타이리 교무처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아부다비=김태연 기자 |
2007년 연구중심대학으로 설립된 칼리파대는 UAE 국가 전략을 교육과정 설계에 반영한다. AI를 특정 전공에 국한하지 않고 에너지·기후테크·헬스케어 등 국가 핵심 과제를 해결할 범용 기술로 활용하도록 교육한다. 학생들은 학부 시절부터 정부·산업 과제에 참여하며 실전 역량을 기른다. AI 개발 전 과정을 아우르는 포괄적 연구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으로 우수한 수학·공학 교수진도 확보했다. 알고리즘 설계부터 산업 적용에 이르는 '엔드-투-엔드' 연구를 지향하며 학내에 기술 상용화 전담 조직을 둔 게 효과를 봤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덕분에 교수 수가 학생 10명당 1명으로 늘어 밀도 높은 교육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칼리파대가 종합 과학기술 대학이라면 모하메드 빈 자이드 AI 대학원은 단일 분야에 집중한다. 세계 100대 AI 연구기관 출신 교수진과 전액 장학금 시스템을 바탕으로 설립 5년 만에 자연어 처리와 컴퓨터비전 분야에서 세계 10위 수준에 도달했다. UAE 국영 AI 기업 G42와 함께 아랍어 특화 대규모언어모델(LLM) '자이스'를 개발해 비(非)영어권 AI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UAE 아부다비에 있는 모하메드 빈 자이드 AI 대학원(MBZUAI) 건물. 2019년 개교 이후 5년 만에 자연어 처리, 머신러닝 분야에서 세계 10위 수준에 도달했다. 아부다비=김태연 기자 |
아부다비 첨단기술연구위원회(ATRC) 산하 기관 '아스파이어'는 이런 교육기관들로 인재를 이끄는 통로다. 자율주행 레이스나 로보틱스 챌린지 같은 국제대회를 열어 실전 역량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고, 아부다비 연구개발(R&D) 생태계로 유도한다. 스테판 팀파노 아스파이어 CEO는 "누구도 시도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아부다비에선 실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AI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교육부터 연구, 실증, 상용화에 이르는 흐름을 도시 차원에서 완성하겠다는 아부다비의 목표는 뚜렷하다. 인재가 잠시 머무는 곳이 아니라 신기술 기준과 개발 방향을 정립해가는 출발점이 되겠다는 장기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샤리프 부총장은 "과학기술 인재들이 혁신 연구자와 사업가로 성장할 수 있는 경로를 닦아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는 성과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아부다비=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