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선포 122일 만에 헌정사상 두 번째로 대통령 파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4월 4일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 8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파면됐다.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22일 만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상 두 번째 대통령 파면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탄핵에 앞서 지난 1월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체포·구속됐다. 이 과정에서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가 벌어졌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사건 등 8건의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첫 번째 사명으로 “내란 극복” 제시
6월 3일 치러진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9.42% 득표율로 제21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동시에 첫 번째 사명으로 “내란 극복”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전까지 12개 혐의로 5개 재판을 받고 있었지만 재판은 모두 중단됐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약속
한미 관세 협상이 경주 APEC 정상회의 기간 중인 10월 29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일본과 같은 15% 관세를 적용받는 대신 한국은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연간 현금 투자는 200억달러 상한을 설정했다. 이로써 한미 FTA 체제는 사실상 막을 내렸고 자유무역으로 성장한 한국은 거센 보호무역 파고를 넘을 경쟁력 재정비라는 화두를 안게 됐다.
그래픽=김성규 |
쿠팡·SKT·KT 등 개인정보 유출… 해킹에 뚫린 IT 강국
한 해 내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이어졌다. 쿠팡은 중국인 직원이 3370만명의 사용자 정보에 접속해 이를 유출했고, SK텔레콤은 약 2300만 가입자 유심 정보가 해킹당했다. KT 가입자 일부는 불법 기지국을 이용한 신종 해킹으로 피해를 입었다. 쿠팡은 관리 부실 실태가 드러나 공분을 샀고, SK텔레콤은 역대 최대인 13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검찰,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은 사법부 흔들기
검찰은 지난 11월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대장동 민간 업자들이 거둔 7000억원대 범죄 수익을 환수할 수 없게 됐다. 지난 5월 대법원의 이재명 대통령 선거법 사건 유죄 취지 파기환송 이후, 민주당 등 여권은 노골적인 ‘사법부 흔들기’에 나섰다. 여당에선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사퇴를 거론하며 대법관 증원, 법원행정처 폐지도 추진 중이다.
거대 여당의 입법 폭주, 방송 3법·노란봉투법 등 강행
대선 승리로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반대에도 다수 의석을 앞세워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산업계에서 우려했던 노조법(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 공영방송 지배 구조를 바꾸는 방송 3법 개정안, 범여권 정당·단체도 우려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이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 다수 법안이 국회 본회의 상정 당일까지 수정을 거듭하며 ‘졸속 입법’ 논란 속에 처리됐다.
캄보디아에 보이스피싱 타운… 국제 범죄 실상 드러나
지난 8월 초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국제 범죄 조직에 납치·감금돼 고문을 받다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일을 계기로 캄보디아를 거점 삼아 한국인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과 납치·감금을 일삼는 국제 범죄 조직의 실상이 드러났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과 납치가 수백 건 발생하면서 정부는 합동대응팀을 꾸려 현지 조사에 나섰고 캄보디아에 경찰 수사관 7명을 파견했다.
美 이민 당국, 조지아서 한국인 직원 300명 집단 체포
미 이민 당국이 9월 4일 조지아주 LG에너지솔루션 공장을 무장 급습, 한국인 직원 300여명을 체포해 집단 구금해 충격을 줬다. 미 정부는 관광 비자 등으로 불법 취업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지만, 사실상 자국민 일자리를 위한 표적 단속이었다는 비판과 함께 한국 내 반미 여론이 들끓었다. 미국은 뒤늦게 한국 기업에 대한 비자 발급 편의를 강화하기로 했다.
코스피 처음으로 4000선 돌파… 환율은 1480원대까지
코스피가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비상계엄 여파로 올 초 2200선까지 하락했지만, 꾸준히 상승해 11월 3일 역대 최고치인 4221.87을 찍었다. 반도체 대형주 강세, 정부의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80원을 넘어서, 경제 전반의 불안 요인이 됐다.
애니메이션 ‘케데헌’ 열풍… K컬처가 세계적 신드롬으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넷플릭스 역사상 최초로 누적 시청 수 3억회를 돌파하며 최다 시청작이 됐다. OST ‘골든’ 역시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8주간 1위를 기록했다. 미국 소니 픽쳐스가 제작,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이 연출한 작품. 글로벌 콘텐츠가 한국 문화를 전면에 내세워 성공한 사례로 K컬처의 진화를 보여줬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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