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AI스마트안경’
텍스트를 실시간 음성으로 변환해 들려줘
美 청소년 과학경진대회서 수상하며 주목
텍스트를 실시간 음성으로 변환해 들려줘
美 청소년 과학경진대회서 수상하며 주목
서모피셔 사이언티픽 주니어 이노베이터스 챌린지에 참가한 에번 선, 루카스 성원 옌, 아킬 나고리(왼쪽부터). [사진=소사이어티 포 사이언스] |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웨어러블 인공지능(AI) 제품 개발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는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의 15세 청소년 세 명이 100달러도 들이지 않고 AI 스마트 안경을 만들어 주목받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거주하는 아킬 나고리, 에번 선, 루카스 성원 옌은 텍스트를 실시간으로 음성으로 바꿔주는 AI 기반 웨어러블 안경을 개발했다. 이 안경은 시각장애 학생들이 교과서나 인쇄물 등 다양한 형식의 글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이 안경은 지난 10월 열린 ‘서모피셔 사이언티픽 이노베이터 챌린지’에 출품돼 1만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이 대회는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청소년 과학 경진대회 중 하나로 꼽힌다.
이들이 만든 안경은 카메라로 글자를 촬영한 뒤 이미지를 분석해 텍스트를 추출하고 이를 음성으로 변환해 안경테 안쪽에 장착된 소형 스피커로 들려주는 방식이다. 나고리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시각장애 학생들이 어떤 형식의 글이라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간단하면서도 비용 부담이 적은 방법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개발에는 약 5개월이 걸렸다. 세 학생은 상용 부품과 오픈소스 기술을 활용해 전체 제작비를 100달러 이하로 낮췄다. 이들은 프로토 타입 기준으로 텍스트 음성 변환 정확도가 90%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옌군은 “가장 중요하게 본 요소 중 하나가 처리 속도”라며 “촬영 후 음성으로 변환되기까지 평균 13초 정도가 걸린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최근 AI를 탑재한 안경, 핀, 헤드셋 등 웨어러블 기기를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으로 삼으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대형 기술기업과 스타트업들은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 고가의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반면 이번 사례는 적은 비용으로도 실질적인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세 학생은 향후 안경의 처리 속도를 더 줄이고, 다양한 언어와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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