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3년 만에 핵실험 재개를 지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곧장 상응하는 대응을 예고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국 핵무기를 유럽 동맹국에 배치하는 핵 공유를 추진 중이다. 중국은 통제 바깥에 놓여 있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핵무력을 증강(SIPRI 2025연감)하고 있고 일본은 그동안 지켜온 ‘비핵 3원칙’을 흔들며 재무장의 길을 재촉하고 있다. 단적으로 최근 일본 총리실 고위간부는 “일본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 군축의 마지막 안전판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마저 새로운 합의를 마련하지 못한 채 내년 2월 종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십년 만에 핵무기가 세계 정치의 전면에 재등장한 것이다(WSJ).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강대국 주도의 핵 경쟁 심화는 주변국들을 어떤 식으로든 연루시킬 것이다. 최근 공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은 “미국이 아틀라스처럼 세계질서를 떠받치던 시대는 끝났다”며 우리를 아시아·태평양 전장으로 소환하고 있다.
2025년을 돌아보면서 우리가 거대한 질서가 붕괴하는 긴 겨울에 입구에 서 있다는 생각을 한다. 누군가는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사이 또는 명·청 교체기나 구한말과 유사한 형국이라고도 말한다. 세계는 공동의 규범 붕괴와 권위주의, 극우 포퓰리즘, 힘의 논리에 잠식되어 가고 있다. 세계가 다시 열전의 시대 초입에 들어선 것은 자유주의 질서를 대표하던 미국과 유럽이 겪는 헌정위기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통제력을 발휘하던 자유주의 질서의 옹호자들이 국내정치적 위협에 처한 것이다.
수십년 만에 핵무기가 세계 정치의 전면에 재등장한 것이다(WSJ).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강대국 주도의 핵 경쟁 심화는 주변국들을 어떤 식으로든 연루시킬 것이다. 최근 공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은 “미국이 아틀라스처럼 세계질서를 떠받치던 시대는 끝났다”며 우리를 아시아·태평양 전장으로 소환하고 있다.
2025년을 돌아보면서 우리가 거대한 질서가 붕괴하는 긴 겨울에 입구에 서 있다는 생각을 한다. 누군가는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사이 또는 명·청 교체기나 구한말과 유사한 형국이라고도 말한다. 세계는 공동의 규범 붕괴와 권위주의, 극우 포퓰리즘, 힘의 논리에 잠식되어 가고 있다. 세계가 다시 열전의 시대 초입에 들어선 것은 자유주의 질서를 대표하던 미국과 유럽이 겪는 헌정위기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통제력을 발휘하던 자유주의 질서의 옹호자들이 국내정치적 위협에 처한 것이다.
우리는 어떤가? 헌정위기 가운데 새롭게 선출된 대통령은 과반 득표에는 실패했으나 아직까진 안정적인 지지율을 유지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균형보다는 혼란이 정치의 중심을 이룬다. 특히 사법부를 둘러싼 불신과 억압은 불안정의 주전장을 이룬다. 문제는 사법제도 개편이 정권의 이해관계나 첨예한 정치적 갈등 국면과 결합될 경우, 실제 의도와 무관하게 사법부 길들이기 혹은 정치적 목적의 권력 재편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을 피하기 어렵다(이재묵). 그런 이유로 여당이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여러 법(내란전담재판부 설치, 공수처 개정, 법왜곡죄 신설)은 법의 본래 취지와 무관하게 헌정질서를 혼란으로 이끌 가능성이 크다. 압박이 누적될수록 사법부는 정치권력에 순응하거나 자기검열 상태로 빠져들 것이기 때문이다.
사법부 억압은 민주주의 퇴행의 가장 위험한 징후 중 하나(레비츠키와 지블렛)지만 ‘충실한 반대자’는 잘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대중들은 바이든 이후 다시 트럼프를 선택했다. 그리고 트럼프는 세계를 파괴하고 있다. 혼란과 공포는 보통 사람에게 가장 큰 피해를 안긴다. 안팎의 위기는 연결되어 있고 우리가 맞이할 새해는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김건우 참여연대 정책기획국 선임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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