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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다음에 뜰 이것… '팔라듐'을 아시나요?

파이낸셜뉴스 배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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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다음에 뜰 이것… '팔라듐'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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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듐 선물 ETF 한달새 44% 상승
수요보다 글로벌 유동성 증가 원인
시장 규모 작아 변동성 확대 불가피


러시아산 팔라듐 연합뉴스

러시아산 팔라듐 연합뉴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팔라듐 선물 ETF 상승률이 두드러지고 있다. 금, 은 등 귀금속 강세 흐름 속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팔라듐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28일 코스콤 ETFCHECK에 따르면 최근 1개월(11월 26일~12월 26일) 동안 'RISE 팔라듐선물(H)'은 43.95% 상승해 해당기간 국내 상장 ETF 가운데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KODEX 은선물(H)'도 43.90% 오르며 뒤를 잇는 등 수익률 상위권을 귀금속 관련 ETF가 휩쓸었다.

ETF 급등은 기초자산 가격 상승과 맞물려 있다. 팔라듐 선물은 지난 9월 이후 약 55% 상승했으며, 특히 이달 들어서만 상승률이 37%를 넘어서며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했다. 최근 4개월 연속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연말로 갈수록 변동성도 함께 확대되는 모습이다.

최근 팔라듐 가격 급등은 개별 수급 이슈보다는 글로벌 유동성 증가에 따른 순환매로 해석되고 있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통상 유동성을 가장 먼저 반영하는 자산이 금이고, 이후 은과 구리, 백금계 금속으로 자금이 유입된다. 최근 금과 은 가격이 먼저 강세를 보인 데 이어, 산업용 금속인 구리와 백금계 금속까지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팔라듐이 뒤늦게 반응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귀금속과 산업 금속이 동시에 강세를 보인 점은 실물 수요보다는 유동성 요인이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채 매입과 함께 SLR(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규제 완화 등 비전통적 방식의 유동성 공급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지금은 유동성이 더 확장되는 최고조 국면으로, 금에서 은·구리, 백금계 금속으로 유동성 반영이 순차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간 급등에 따른 과열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팔라듐은 금이나 은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은 자산으로, 적은 자금 유입이나 뉴스에도 가격 변동폭이 크게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유동성 기대와 지정학적 이슈가 동시에 반영되면서 가격이 빠르게 움직인 만큼,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팔라듐은 공급 구조상 단기간에 물량을 늘리기 어려운 자산인 데다 글로벌 유동성 환경도 아직 꺾기 어려워 급락 등 가격 급락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나온다. 물가 부담을 직접 자극하는 에너지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지 않은 만큼, 정책 당국이 유동성을 빠르게 조일 이유도 크지 않아 당분간 가격을 지지하는 환경이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최 연구원은 "내년 4·4분기 이후 에너지 가격이 본격 반등할 경우, 금리 인하와 추가 유동성 완화에 대한 기대도 점차 약화될 수 있다"며 "이 시점부터는 귀금속 섹터의 상승 여력 역시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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