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각) 크리스마스를 맞아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동부 접경지역을 방문한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이 나무로 만든 감시탑에 올라가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 |
폴란드가 러시아의 무인기(드론) 공격에 대비해 접경 지역에 거액을 투자해 무인기 방어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27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이 보도한 인터뷰에서 체자리 톰치크 폴란드 국방차관은 “폴란드는 6개월 이내에 일부 전력을 가동하고 24개월 안에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동부 국경에 다층형 대무인기 방어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는 러시아 동맹국인 벨라루스, 러시아의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와 동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유럽국가 중에서도 러시아의 위협을 심각하게 여기는 나라 중 하나다. 지난 9월에는 러시아 무인기로 의심되는 비행체 10여대가 폴란드 영공을 침범해 공항이 폐쇄되고 전투기가 출격해 비행체를 격추하기도 했다.
앞서 폴란드 동부 국경에 ‘동부 방패’로 알려진 대규모 요새화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무인기 방어 시스템을 추가한다는 것이다. 기관총, 대포, 미사일, 무인기 교란 장비 등 여러 층으로 구성된 방어막이 전시만이 아니라 비전시에도 월경하는 무인기 등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각 접경 지역마다 국경 차단 장비를 보유한 특수 물류 거점을 건설해, 유사시 수시간 안에 실전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폴란드는 이미 2027년까지 국민 40만명을 훈련하는 것을 목표로 자원하는 국민에게 군사 훈련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23일(현지시각)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마르친 키에르빈스키 내무행정부장관이 폴란드 북동부의 벨라루스 접경 지역 보브로브니키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 |
이 사업에는 20억유로(약 3조4천억원)가 필요해, 유럽연합(EU)의 국방 대출 프로그램에서 대부분 자금을 충당할 예정이다. 폴란드는 국방비를 유럽연합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국내총생산(GDP)의 4.7% 수준까지 끌어 올린 상태다. 톰치크 차관은 “현재 우크라이나는 자국 국내총생산의 40%를 전쟁에 쓰고 있다”며 “우리가 국방에 얼마나 써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방위비를 2%에서 3.5%로 올리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나중에 40%까지 치솟게 놔두는 게 나은지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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