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성평등부, 여성경제활동백서
10년 만에 85만 줄어···30대 주도
결혼·출산, 절반↓···일·가정 병행난
남녀 임금격차 줄었지만, ‘70%벽’
근속 길수록 남녀 임금격차 더 심화
10년 만에 85만 줄어···30대 주도
결혼·출산, 절반↓···일·가정 병행난
남녀 임금격차 줄었지만, ‘70%벽’
근속 길수록 남녀 임금격차 더 심화
고용시장의 고질병인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이 추세적으로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단녀 감소 이면엔 여성의 결혼과 임신·출산 기피가 있다. 여성은 일 아니면 육아를 선택할 만큼 일·가정 양립이 어렵고 가정도 육아를 감당할만큼 수입이 넉넉하지 않은 사회상을 보여준다. 남녀 임금격차도 여성 임금이 남성 임금의 70% 수준에 그치는 ‘70% 불평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28일 고용노동부와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2025년 여성경제활동백서’에 따르면 경단녀 규모는 2015년 207만3000명에서 지난해 121만5000명으로 약 41% 줄었다. 30대 여성 고용률이 높아진 덕분이다. 30대 여성 고용률은 2014년 55%에서 지난해 68.9%로 10%포인트 넘게 올랐다.
하지만 여성의 활발해진 결제활동은 저출생 심화와 연관이 깊다. 결혼 탓에 경단녀가 된 30대 규모는 2015년 36만6000명에서 지난해 10만5000명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임신·출산 사유도 31만4000명에서 지난해 13만8000명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육아도 38만7000명에서 20만7000명으로 감소했다. 10년 전보다 육아·임신·출산이 줄었다는 의미다. 이는 여성이 30대 자신의 일을 이어가기 위해선 육아·임신·출산 병행이 어렵다는 상황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경단녀를 줄이고 여성 사회진출을 늘리는 구조적인 해결책은 남녀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같은 일을 한 남녀 임금이 동등하다면, 여성이 가정의 수입을 담당하고 남성이 육아와 가사를 맡는 방식의 가정도 늘 수 있다.
하지만 남녀 임금격차는 줄어들고 있지만, 격차가 여전하다. 2014년 남녀 정규직 시간당 임금을 보면 남성이 100을 벌 때 여성은 65.4를 벌었다. 이 격차는 지난해 73.3까지 완화됐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남녀 임금격차가 해외에 비해 큰 국가로 평가된다.
특히 근속기간이 길면 이 격차가 더 커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쓰고 있는데, 이 수혜가 대부분 남성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년 미만 근속기간 남녀 평균 임금은 남성이 100을 벌 때 여성이 74였다. 하지만 근속 1~3년 땐 이 차이가 79로 좁혀지더니 근속 3~5년 땐 77.5, 7년 이상일 때 72.8로 확대됐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여전히 많은 여성이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고 일터에서 안전과 존중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불평등을 완화하고 기회의 문을 넓혀 모두가 잘 사는 길의 중심에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종곤 고용노동전문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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