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대만 타이베이의 한 거리./EPA 연합뉴스 |
아열대 기후인 대만에서 기온이 섭씨 10도까지 떨어지는 한파가 찾아오자 급성심근경색 등의 한랭질환 응급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26일 자유시보, TVBS 등에 따르면 대만 중앙기상청은 일부 지역 기온이 섭씨 10도까지 떨어지자 한파 경보를 발령했다.
대만 전역은 전날 중국에서 내려온 찬 공기의 영향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북동풍이 강하게 불면서 전국 곳곳에서 돌풍이 일어나는 등 찬 공기가 높은 습도 및 강한 바람과 맞물려 강력한 한파를 일으켰다.
타이중시는 19~27도에서 하루만에 14도까지 떨어졌으며, 타이베이와 신베이 등 수도권은 이날 기온이 12도, 장화현은 10~15도에 머물렀다.
대만은 겨울철에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아열대 기후로, 수도 타이베이의 1월 평균 기온은 16.4도다.
갑작스럽게 기온이 떨어지자 대만 전역에서는 응급환자가 잇따라 발생했다.
장화현에서는 전날 자정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총 32시간 동안 심근경색 및 기타 질환으로 총 45명이 병원에 호송돼 치료받았다. 이 중 3명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같은 기간 타이중시에서도 51~87세 환자들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 심정지를 겪은 사례가 8건 발생했으며, 소방서에는 17건의 응급 신고가 접수됐다.
대만에서는 겨울철 기온이 10도 안팎으로 떨어지면 저체온증이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쓰러지는 환자가 속출한다. 2018년 1월에는 5일간 이어진 한파에 134명이 숨졌고, 2022년 1월에는 기온이 6도까지 떨어진 이틀 동안 126명이 숨졌다.
린웨이원 대만재림병원 심장 전문의는 “한파가 닥친 후 1~2일 이내에 급성 심장사 위험이 최고조에 달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추운 날씨에 심혈관계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아침 시간이나 샤워 시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따뜻한 물로 팔다리부터 시작하여 하체, 몸통, 머리 순으로 서서히 몸을 데우는 샤워법은 심혈관계에 갑작스러운 온도 충격을 줄여 목욕 중 심장 질환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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