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부터 편의점까지 가세, '두쫀쿠'가 바꾼 디저트 트렌드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휩쓴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잦아들자 디저트 시장은 곧바로 다음 변주를 내놨다. 주인공은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다. 초콜릿과 마시멜로를 기반으로 한 반죽에 카다이프, 피스타치오 등 중동풍 재료를 더해 겉은 쫀득하고 속은 바삭한 식감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에서는 '두쫀쿠'라는 줄임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될 만큼 확산 속도도 빠르다.
이번 유행은 단순한 신제품 히트라기보다 SNS 중심 소비 문화가 만들어낸 전형적인 '식감 트렌드'에 가깝다. 반으로 갈랐을 때 늘어나는 단면, 씹는 순간의 질감 변화가 숏폼 콘텐츠에 최적화되며 인스타그램·틱톡을 통해 빠르게 퍼졌다. 카페와 베이커리에서는 오전 오픈 직후 품절이 반복되고 배달 플랫폼에서도 관련 검색량이 급증하는 모습이다.
이 흐름은 곧바로 편의점 업계로 확장됐다. 카페에서 시작된 유행이 빠르게 대중화 단계로 내려온 셈이다.
CU는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 쿠키'와 피스타치오 크림을 활용한 디저트를 선보이며 초기 수요를 흡수했다. 쫀득한 쿠키 반죽과 진한 초콜릿 필링 조합을 앞세운 제품으로 SNS 인증이 늘며 일부 점포에서는 초도 물량이 빠르게 소진됐다.
GS25도 '두바이 초콜릿 브라우니', 카다이프를 활용한 초콜릿 스낵 등을 내놓으며 경쟁에 가세했다. 기존 디저트 대비 가격대는 다소 높지만 "카페 디저트를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즐긴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젊은 소비층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24 역시 피스타치오 크림 기반 냉장 디저트와 초콜릿 스낵을 중심으로 '두바이 콘셉트'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상품을 식감과 콘셉트를 실험하는 테스트베드로 평가한다.
가격은 만만치 않다. 손바닥 반만한 크기의 쿠키 한 개가 5000원대에서 많게는 1만원을 웃돈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국밥 한 그릇 값'이라는 반응도 나오지만 희소성과 인증 욕구가 결합되며 고가 논란은 크게 확산되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는 카다이프나 피스타치오 등 수입 원재료 비중과 환율 부담, 소량 수제 생산 구조가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본다.
여기에 유명 셰프의 '생활 속 참여'가 더해지며 유행의 온도는 한층 올라갔다. 최근 안성재 셰프는 자신의 유튜브 영상에서 두 자녀와 함께 '두쫀쿠'를 만드는 모습을 공개했다. 전문 레스토랑이 아닌 가정 주방에서 그것도 아이들과 함께 트렌드 디저트를 다루는 장면은 고급 디저트의 문턱을 낮췄다는 평가다.
완성도보다 과정과 반응에 초점을 맞춘 이 콘텐츠는 '유행을 따라 해보고 싶은 디저트'라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안 셰프가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등을 통해 쌓아온 대중적 인지도 역시 파급력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을 "맛보다 경험이 먼저 소비되는 시대의 전형적인 사례"로 평가한다. 새로운 레시피 그 자체보다 사진과 영상으로 공유하기 좋은 요소가 구매를 결정짓고 여기에 셰프와 인플루언서의 참여가 더해지며 유행의 수명이 연장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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