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의원 “데이트 폭력 사건”에 前남친 “명예훼손-무고”
성추행 의혹에 대해 경찰 조사를 받는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5.12.03.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을 준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의 전 연인이 장 의원을 26일 고소했다. 이 남성은 “추행은 있었다. 이 사건은 명백한 ‘권력형 성범죄’ 사건”이라며 “한 사람의 인생과 명예를 ‘데이트 폭력범’이라는 거짓 프레임으로 무너뜨리는 것은 매우 중대한 범죄”라고 했다. 앞서 장 의원이 “(여성의)남자친구라는 사람이 와서 행패를 부려 자리를 떠났다”고 주장한 데 대해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앞서 국회 여성 비서관 A 씨는 지난달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장 의원을 준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그는 국회 국정감사 기간이었던 지난해 10월 23일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모임을 하던 중 장 의원에게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 씨의 남자친구였던 B 씨가 뒤늦게 현장으로 와 상황을 목격했다고 한다. 하지만 장 의원은 같은 달 기자회견을 열어 “추행은 없었다. 이 사건은 데이트 폭력 사건”이라며 “(여성 비서관의) 남자친구라는 자의 폭언과 폭력에 동석자 모두 피해자이자 일부 왜곡 보도로 사안이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B 씨는 이날 서울경찰청에 장 의원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무고 등으로 고소했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장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B 씨는 “당일 저는 만취한 연인을 데리러 해당 장소에 갔다. 여의도의 개방된 식당이었으나, 그곳에서 제가 목격한 것은 제 연인의 허벅지에 낯선 남성의 손이 들어가는 충격적인 장면이었다”며 “현장에서 추궁할 때, 장 의원은 오해라거나 실수라는 변명 단 한마디조차 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가리기에 급급하더니 경찰이 출동하자마자 현장에서 줄행랑 쳤다”고 말했다.
B 씨는 “제가 정말 폭행을 저질렀다면,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저를 즉각 연행하지 않았겠나? 전혀 그런 사실 없다”며 “장 의원은 본인의 의혹을 덮기 위해 사건을 ‘데이트폭력’으로 규정하고, 제 신분과 직장까지 공개하며 파렴치한 공격을 시작했다. 저는 주변에서 폭력범으로 낙인찍히며 일상이 무너지는 고통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장 의원은 제 직장을 거론하며 감찰을 요구했다. 국회의원 지위를 이용한 명백한 보복성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저는 정당 가입이 불가능한 공무원임에도 저를 ‘국힘 소속’이라 단정 지으며 정치공작으로 몰아갔다”고도 했다.
B 씨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법적 조치를 다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미 증거는 충분하다. 장 의원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무고 등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며 “진실이 규명되도록 무관용의 원칙으로 가능한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권력형 성범죄도 모자라 거짓말로 저와 피해자를 난도질하는 2차 가해를 더 이상은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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