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南·北·日 핵잠 경쟁 가열…김정은 “새 군수공장 설립”

헤럴드경제 전현건
원문보기

南·北·日 핵잠 경쟁 가열…김정은 “새 군수공장 설립”

속보
특검, '명품 선물 의혹' 김기현 배우자 내일 재소환
김정은, 핵잠 건조 현장 이어 군수공장 방문 군사행보
日, 남북 핵잠 행보 속 “선택지 배제 안해” 미묘한 여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부인 리설주, 딸 주애와 함께 8700톤급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 사업을 현지지도하고 해군의 핵무장화를 계속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부인 리설주, 딸 주애와 함께 8700톤급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 사업을 현지지도하고 해군의 핵무장화를 계속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한국의 핵추진잠수함(SSN) 도입을 위한 한미 간 협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동북아 안보 질서에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북한은 전략핵잠수함(SSBN)으로 추정되는 신형 잠수함 건조 장면 공개와 미사일·포탄 생산능력 확대 등으로 맞불을 지폈으며, 일본은 핵잠 도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며 여운을 남기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수공장을 방문해 미사일과 포탄 생산능력 확대를 지시하고 신규 군수공장 설립 계획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김 위원장의 방문 시기와 장소를 특정하지 않은 채 북한 내 핵잠 건조 현장 현지시찰 관련 내용을 전한데 이어 잇따라 최고지도자의 군사행보 소식을 전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군수공장 방문에서 “전망적인 국가 미사일 및 포병무력 운용 수요에 맞게 내년 생산계획을 높이고 총체적인 생산능력을 더 확대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우리 군대 미사일 및 포병무력의 전망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앞으로 당 제9차 대회가 결정하게 될 새로운 군수공업기업소들을 계획대로 설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내년 초 예정된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신규 군수공장 설립을 공식 결정하고 생산능력 확충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전쟁 억제력을 제고하는 데서 특히 미사일 및 포탄 생산 부문이 제일 중요한 위치”라며 미사일총국과 군수경제를 총괄하는 제2경제위원회 해당 총국이 “당 제9차 대회가 새롭게 제시하는 현대화 및 생산계획 목표들을 무조건적으로 접수하고 책임적으로 관철할 수 있게 철저한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이 핵잠 건조 현장을 시찰한 데 이어 미사일과 포탄의 생산 실태 파악에 나선 것은 최근 한미의 움직임에 대한 군사적 대응 성격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의 핵잠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해군 현대화 계획 발표, 미 핵잠 그린빌(SSN)의 부산항 입항 등 한미의 전략자산 관련 움직임에 핵잠 공개와 더불어 군수공장 설립 등 군비 확장경쟁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전날 8700t급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선체 전체를 전격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이 주장한 배수량 8700t급은 미국·러시아·중국의 SSBN보다는 작지만 SSN보다는 큰 수준이다.


김 위원장은 핵잠 건조 현장에서 “최근 서울의 청탁으로 워싱턴과 합의된 한국의 핵잠 개발계획은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의 불안정을 더욱 야기시키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을 우리 국가의 안전과 해상주권을 엄중히 침해하는 공격적인 행위로, 반드시 대응해야 할 안전위협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일본도 핵잠 도입 추진 가능성을 내비쳐 주목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24일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핵잠 도입 여부에 대해 “어떠한 선택지도 배제하지 않고, 억지력·대처력 향상에 필요한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내각 관료들이 핵잠 보유 의지를 드러낸 적은 있지만, 다카이치 총리가 핵잠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취임 후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일본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는 지난 10월 연정 수립 합의문에서 차세대 동력을 활용한 수직발사장치(VLS) 탑재 잠수함 보유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한 바 있다. 이는 핵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도 지난 10월 기자회견에서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원잠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핵잠을 둘러싼 확장 경쟁이 동북아 정세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동북아 군비 경쟁 촉진의 원인은 북한과 중국으로 볼 수 있다”며 “향후에도 북한과 중국이 지속적인 군비 확장을 시도한다면 이 같은 흐름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