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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JFK가 아냐" 개명에 반발…크리스마스 공연도 당일 취소

아시아경제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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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JFK가 아냐" 개명에 반발…크리스마스 공연도 당일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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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취임 후 각종 기관에 이름 붙여
'케네디 센터' 이름 바꿔 시민들 반발
크리스마스이브 공연도 당일 취소돼
미국 워싱턴DC의 대표적 공연장인 존 F. 케네디(JFK) 공연예술센터(케네디 센터)에서 24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이었던 크리스마스이브 재즈 콘서트가 당일 취소됐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사장을 맡은 케네디 센터 이사회에서 공연장 이름을 '트럼프-케네디 센터'로 바꾸기로 하자 연주자들이 반발한 것이다. 시민들도 이 같은 방침에 반발해 "트럼프는 JFK가 아니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위시한 케네디 센터 이사회가 공연장 명칭을 '트럼프-케네디 센터'로 바꾸기로 의결하자, 존 F. 케네디 기념관 앞에서 시민들이 "트럼프는 케네디가 아니다"라며 시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위시한 케네디 센터 이사회가 공연장 명칭을 '트럼프-케네디 센터'로 바꾸기로 의결하자, 존 F. 케네디 기념관 앞에서 시민들이 "트럼프는 케네디가 아니다"라며 시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6일 연합뉴스는 외신을 인용해 "케네디 센터는 이날 오후 크리스마스이브 재즈 잼이 취소됐다고 공지했다"며 "주최 측은 케네디 센터의 이름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더해진 '트럼프-케네디 센터'로 변경된 것을 취소 이유로 들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매년 이 공연을 진행해 온 척 레드는 지난 19일 (케네디 센터의) 이름 변경 소식을 접하고 공연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드러머 겸 비브라폰 연주자인 그는 "현재로서는 공연을 다시 잡을 계획이 없다"고 했다.

앞서 케네디 센터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케네디 센터의 명칭을 트럼프-케네디 센터로 바꾸기로 의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케네디 센터 이사진을 자신의 측근들로 물갈이하고, 자신이 직접 이사장을 맡았다. 이곳은 지난 1963년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당한 직후 연방의회와 정부가 추모의 뜻을 담아 '케네디 센터'로 명명했는데, 거기에 자신의 이름을 더한 것이다.

워싱턴 DC 케네디 센터의 간판 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붙었다. AP연합뉴스

워싱턴 DC 케네디 센터의 간판 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붙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취임 후 각종 기관과 정책의 산물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에는 미 해군이 만들기로 한 신형 전함의 이름을 '트럼프급 전함'(Trump-class battleships)으로 지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달 초 워싱턴DC의 싱크탱크 '미국 평화연구소(USIP)'에는 '도널드 트럼프 평화연구소'라는 새 이름이 새겨졌다. USIP는 미국 의회가 지난 1984년 법률로 설립한 독립적인 공공기관이다. 또 내년부터 운영될 정부 운영 의약품 판매 사이트는 '트럼프Rx'로 명명됐고, 올해부터 4년간 태어나는 신생아가 지원받는 금융투자 계좌 이름은 '트럼프 계좌'다. 100만달러(약 14억 8000만원)를 내면 미국 영주권 또는 체류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이민 프로그램에는 '트럼프 골드 카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에 대해 미국 방송 CNN은 "사방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 일련의 행동이 백악관 복귀 첫해 주목을 독차지하려는 절박함과 미래에 기억되지 못할 수 있다는 공포를 드러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통해 제한이 없는 권력을 얻었다는 관점을 가진 것으로 의심된다. 대통령직과 그에 수반되는 막강한 권력을 자신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본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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