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위스콘신주 교수, 내연녀와 이미 혼외자 둔 상태
(뉴욕포스트 갈무리) |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미국에서 내연녀가 낙태 요구를 거절하자 살해한 뒤 집에 불을 질러 은폐하려 한 30대 대학교수가 경찰에 붙잡혔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피플 등에 따르면 위스콘신주의 한 전문대학 기계 설계 담당 교수 매슈 시에라(38)는 살인 및 방화 등 혐의로 지난 17일 체포됐다.
사건은 지난달 13일 위스콘신주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당시 소방 당국은 아파트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집 안에서 여성 알렉시스 피켓(27)과 그의 반려견 시신을 발견했다. 당시 피켓은 임신 중이었다.
사건 초기 단순 화재 사고로 보였으나, 부검 결과 검시관은 피켓의 사망을 타살로 판단했으며 화재 발생 이전에 이미 살해된 상태였다고 결론 내렸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인근 CCTV를 통해 시에라가 사건 당일 새벽 피켓의 집에 들어갔다가 약 2시간 뒤 불길이 집 전체로 번지고 화재경보기가 울리자 급히 현장을 떠나는 모습을 포착했다.
조사 결과 기혼자인 시에라는 피켓과 불륜 관계를 유지하며 이미 두 살 된 혼외자 아들을 두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최근 피켓이 다시 임신하자, 시에라는 낙태를 강요하며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첫째 아들의 양육권을 빼앗겠다"고 협박하며 갈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켓의 친구는 "두 사람은 계속 만났다가 헤어지기를 반복했고, 시에라가 피켓의 둘째 임신 사실을 알고 난 뒤 끊임없이 다퉜다. 피켓은 낙태를 거부했다"고 진술했다. 사건 당일 두 사람의 아들은 이 친구 집에 맡겨져 있어 화를 면했다.
시에라의 아내는 남편이 피켓과 불륜 관계였고, 혼외자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다만 아내는 사건 당일 남편이 집에 있었고, 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아내는 조사에서 "피켓이 남편과 성관계하는 걸 떠올리지 않기 위해 치료를 받았고, 절대로 마주치거나 소통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그녀의 휴대전화 번호를 차단했다"라며 "피켓을 직접 마주치면 모든 것이 무너질 것 같아 두려웠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에라의 휴대전화 위치 데이터가 피켓 살해 시점에 그 범행 현장에 있었다는 점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후 시에라는 행정 휴직 처분을 받았으며, 1급 고의 살인·태아 고의 살인·방화·동물 학대 치사 등 혐의로 기소됐다.
시에라 측 변호인은 예비 심문 단계에서 "피켓의 사망이 사고인지, 자해인지, 제3자의 범행인지 명확한 증거를 검찰이 제시하지 못했다"며 기각 신청서를 냈다.
판사는 25일 "검찰이 제시한 고소장만으로는 범죄가 발생했고, 그 범죄를 시에라가 저질렀다고 볼 '개연적 원인'이 충분하지 않다"며 기각 신청을 받아들였다.
시에라는 현재 보석금 100만 달러(약 14억 5000만 원)를 조건으로 구금 중이다.
판사의 결정 이후 시에라의 변호인은 "매슈는 무죄다. 이번 일은 비극이지만 매슈는 이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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